입대 이전 상담 관련글
군 복무계획 변경과 어학병 지원
2020년 말에서 21년 초까지 저는 졸업 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했습니다. 대학원 진학으로 군복무를 일정 나이까지 연기할 수 있으니, 대학원을 완전히 졸업하고 나서야 러시아어가 요구되는 직위의 학사장교를 하거나 어학병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22년 3월 석사 입학생이 되는 것이었죠.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의 상담을 통해 미필이라는 상태가 비자 발급이나 수학 과정에서의 각종 업무에 직간접적인 걸림돌이 될 것 같아 기존의 안을 폐기하고 학부 4학년을 전후로 육군 러시아어어학병으로 복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운좋게도 21년 8월 시험에 합격하여 동년 12월 입대했습니다. 10-11-12월 입대 중 1/3 확률로 당첨되는 것이었는데, 12월이 걸리게 돼서 학기를 온전히 끝마치고 갈 수 있었습니다.
거주와 이동, 자유로운 행동이 모두 제약된다는 점에서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만, 일반 육군 부대에 비하면 처우나 제도가 많이 합리적이었던 것도 사실이고 육체적으로 많이 편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그나마 전공을 살리면서 가장 짧게 복무할 수 있는 보직이라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18개월을 복무하고 올해 6월로 저는 군인이라는 지위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제 전역 이후 한 달이 되었네요.
허우적거림에서 탈출하기
9월에 대학원 후기입학이 예정되어 있으니 전역과 입학 사이에 2.5개월이 있었고, 이젠 1.5개월이 남았습니다. (말년휴가 기간을 포함하면 조금 더 길어지긴 합니다.) 전역 후 한동안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집에서 상당시간 게임과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18개월동안 휴가 때나 한 번씩 손댈 수 있었던 게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감사하고 재밌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일어나면 할 일이 없어 게임으로 하루를 때우는 제가 보였습니다.
7월이 되니까 이젠 더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운동을 하나 해야 할 것 같아 7월부터 예전에 잠깐 했던 수영을 다시 신청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이관개방증 증상을 악화시켰던 기억이 있어 사실 꺼려졌는데, 수영용 귀마개를 착용하고 하니 악영향이 훨씬 덜한 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 한 대학원 선배님의 주도로 열리는 스터디를 알게 되었는데, 남은 방학동안이라도 조금이나마 열심히 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조금 읽어내야 할 문헌이 많은 스터디임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이외에도 교수님들 및 대학원 선배님들과의 면담도 요청해서 얼굴도 알리고, 도움되는 말씀도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과외를 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어 과외가 구해지면 제일 좋겠지만, 아무래도 수요가 적다보니 국어, 영어 및 자소서 등 다른 과외도 병행해서 학생을 찾고 있습니다. 예전에 바이올린/비올라 레슨 구하는 방법에서 수요자의 입장에서 다룬 플랫폼을 이제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레슨올과 프람피는 특수언어에 대한 풀이 너무 적었기에, 그나마 이용자가 많은 숨고 및 김과외를 통해 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에서 숨고가 고수들(공급자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수수료를 뗀다는 점을 언급했었는데, 해당 비판이 제기된 이후로 시스템이 많이 개선된 것인지 2023년 현재는 1300~2000원 내외로 수요자에게 견적 발송 및 자유로운 채팅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프람피 쪽이 더 비싸더라고요.
혹시라도 수시종합(자소서/생기부/세특), 문과 과목(국어/영어), 러시아어(취미/기초/토르플) 과외에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의 계획
인생이란 강물의 흐름을 따라 사는 게 일차적인 계획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지금까지의 제 인생은 중고등학교 때 (러시아어를 선택함으로써) 노 저어놓은 방향으로 흘러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간에 노문학이 아닌 노어학을 선택함으로서 갈림길에서 한쪽을 택하긴 했지만요. 저는 특수어도 비특수어도 아닌 노어의 지위가 아주 마음에 들고, 해당 언어를 다루는 노어학 전공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석사과정 동안 제가 노어학의 어떤 부분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는지 찾아내고, 자연스레 박사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추상적이네요. 아직까지 학계란 무엇이고, 학문이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일개 학부 졸업생이기 때문에 무언가 확언하기 조심스럽습니다. 3박4일 여행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인생에 대해서 세울 수는 없지 않을까요. 경험도 없는 채로 너무 과도하게 설립하는 계획은 오히려 삶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뜬구름같은 이야기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러시아 > 학업과 진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대학원생이 받을 수 있는 외부장학금 정리 (5) | 2024.01.16 |
---|---|
[2023-10] 러시아 작가단 방한 안내단 활동 후기 (2) | 2023.11.16 |
고등학생들을 위한 '언어학이란 무엇인가' (2) | 2021.04.27 |
[대학원]세번째 진학상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1) | 2021.01.04 |
[대학원] 대학원 진학 관련 첫 상담을 했다. (2) | 2020.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