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러시아 작가단 방한 안내단 활동 후기

지난 10월 초중순, 러시아에서 몇 분의 작가님들께서 총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길지 않은 일정임에도 대사관부설학교 특강, 한국문학번역원 컨퍼런스, 대사관 만찬행사, 외대 통번역대 및 교수님들과의 컨퍼런스, 짧은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고 가시는 일정이었습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이 기간동안 작가님들을 안내·보조해주는 역할(сопровожник)로 참여했습니다.

 

물론 서울의 교통·문화 인프라가 아주 잘 되어있는 건 맞지만, 여러 나라를 경유하면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신 작가님들께서 바로 적응하기엔 어려움이 있으니까 대중교통 이용부터 환전, 관광안내 등을 한국인이 맡아야 되겠더라구요.

 

일자별 일정

일자별로 소화했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11: 사전 협의 및 호텔에서 맞이 인사 
• 10/12: 대사관부설학교 특강, 한국문학번역원까지 안내, 대사관 '한러문학의밤' 연회 관람
• 10/13: 외대 내 행사 보조
• 10/14: 서울 시내 중심부(경복궁/송현공원/인사동) 관광 안내, 오찬, 호텔까지 배웅

 

러시아대사관 부설학교 방문

대사관 내부에 학교가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작가님이 특강을 맡아서 들어가보게 되었습니다.

 

조금 검색해보니 관련 자료가 나오네요.

https://www.fmkorea.com/best/3277545335

주한러시아대사관에 안에 있다는 외교관 자녀 학교...

물론 공식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https://schoolseoul.ru/

 

작가님과 함께 간 수행자라는 지위 덕분에 같이 접견실에서 차도 대접받고, 비록 많은 부분을 알아듣지는 못했으나 학생들이랑 함께 특강도 듣고, 시를 낭송하면서 기타까지 같이 치는 멋진 낭송회까지 감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러 문학의 밤

이날 저녁에는 또 대사관에서 한·러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는데요, 이 행사에도 함께 초대해주셔서 시 낭독 및 연주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끝나고 만찬까지는 아니지만 뷔페식으로 저녁도 제공해주셨는데 아주 맛있었어요... ㅎㅎ

 

주한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를 인용합니다.

 

외대 내 행사

외대 내 행사의 경우 통번역대 쪽과 시행되는 것이라 제가 보조할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내 투어

마지막 날에는 인사동 근처를 잠시 둘러보고 오찬을 한 뒤 송별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하필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실내 위주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공예박물관을 둘러보는 게 제안했는데, 작가님들께서 박물관보다는 궁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경복궁을 둘러봤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 필요하시냐고 여쭤보니까 '비상대책위원회' 열어서 위원장엔 누구, 위원에 누구 위촉하는 깨알 꽁트를 통해 필요없다고 하시는 유머도 보여주셨습니다. 비가 오다 안오다 해서 도저히 비 그치기 기다리다가는 시간 안에 오찬에 못 모시겠다 싶어서 우산을 사오니까 그제서야 비가 그치는 말도 안되는 상황도 있었고... 날씨가 도와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안국역 -> 경복궁 가는 길에 잠시 둘러봤던 열린송현공원에도 되게 만족하셨고, 궁은 사람은 많고 비가 와서 제대로 관람하진 못했으나 나름 기념사진도 찍으시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개인적 후기

우선 오랜만에 현지인하고 얘기를 하려니 버벅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또 작가 선생님들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더 긴장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무급이라고 해도 큰 경험이기 때문에 해볼만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작가님들의 수행이었던만큼 높은 수준의 식사도 여러 번 제공되었고 활동 자체에 대한 보수도 부족하지 않게 지급받아서 이래저래 만족스럽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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