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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학업과 진로

[대학원]세번째 진학상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by 누에고치 2021. 1. 4.

첫 상담 관련글

2020/12/23 - [대학원] 대학원 진학 관련 첫 상담을 했다.

 

대학원 진학과 관련해서 대략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싶어서 교수님 두 분, 선배님 한 분과 상담을 해보았습니다. 공통적으로 말씀해주신 것은 아직 두 학기가 남았으니 최대한 자신이 어떤 분야에 정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으로 삼으라는 것. 특히 4-1은 그렇게 보내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사실은 아직 막막하다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는 정말 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스스로도 의심스럽습니다.  단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막연히 가졌던 꿈을 그대로 가져온 것뿐이 아닐까요?

 

3년을 대학원 진학과 크게 관련이 없는 활동으로 채워왔습니다. 1학년 때는 별 생각이 없었고, 2학년 때는 동아리에 올인하다시피 보냈고, 3학년 1학기는 교환학생으로, 이번학기는 코로나 원격강의인데다가 재수강과 교양이 많아 편한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물론 전공심화로 노어과 수업을 많이 들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전문적인 지식이나 노어 실력이 투입학점에 비해 그다지 늘진 않은 것 같네요. 집중을 안 하고 학점만 채운 수업도 많았고, 학점을 복구해야겠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그다지 필요없는 재수강과 교양수강을 한 것도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나는 왜 노어과에 진학하려 하는가

이번 상담을 통해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된 질문입니다. 그러게요. 언어학과 관련해서 너무나도 아는 게 없어서 무모하게 정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관심이 있었던 문학을 전공하지 않기로 한 것은, 레포트를 위해 문헌을 찾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저와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썼는지 알 수도 없으면서 자기 맘대로 해석한다'는 나이브한 반감이 든 것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깊게 알아볼수록 노문학을 전공하려면 푸슈킨, 고골, 체홉, 레르몬토프 등 구한말 작가들을 연구하는 것이 필연적인데, 제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이쪽 분야를 연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어학 쪽으로 진학하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관련된 논문을 몇 번 봤지만 일반적인 연구주제들이 겉으로는 어려워보여도 방향 자체는 꽤 재밌어보였고, 또 과목 특성상 역사-문학-문화-언어공학과도 얼마든지 연결시킬 수 있기에 대학원 과정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발견하기에 더 좋아보였습니다.

 

다만 문제삼고 싶은 것은 제 경험의 부재입니다. 지금까지 문학 관련 레포트는 10편도 넘게 썼고, 지역학/문화학 관련해서도 5편 정도는 써봤지만, 어학 관련해서는 한 편도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노어학을 전공한다고 결정해서 상담까지 받은 게 너무 설레발은 아니었나 고민이 되는 것이죠.

 

상담으로 얻은 것들

상담이란 것은 새로운 정보를 듣는 측면도 크지만 자신의 내면 생각을 정리해보는 기회로서의 의미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상담도 대학원 내부현황이나 추천진로 등 정보수집, 그리고 목표와 계획 점검이라는 내면정리라는 두 결과를 낳아주었습니다.

 

우선 정보수집 측면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된 건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석사까지는 국내 대학원, 박사는 유학으로 가시는 분이 많다는 사실을 듣게 된 것입니다. 물론 외국에 정말 내가 바라는 전공에 딱 맞는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님이 계시다면 찾아가야겠지만, 석사과정에서 그렇게 심화적인 공부를 진행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우선은 국내/자교 대학원이 추천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올해 두 학기동안 학문적인 조사를 많이 해보고 최종적인 결정을 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당초 생각했던 '아무래도 러시아어학은 러시아에서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에는 어느정도 답변이 되었습니다. 노어노문학은 순수하게 학문적인 분야이므로 무조건 러시아가 좋다기보다는, 내가 수학하기 편한 환경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앞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까

우선 이번 한 학기는 최대한 대학원에서 다룰 것에 가까운 심화수업들을 많이 들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논문이나 단행본도 많이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타대학  과목을 들어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본전공 수업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제가 듣고 싶은 부류의 수업이 많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 더군다나 정식 학점으로 인정받는 절차(국내교류)가 꽤 복잡해서 맞는 과목이 딱 있더라도 청강이 될 것 같습니다.

 

상담을 끝내고 나니 해결된 고민도 많지만 또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나기도 했네요. 어찌보면 되는대로 살아왔던 대학 학부까지의 생활과는 또 다른 단계인 것 같아 참 어렵습니다. 앞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다보면 자연히 길이 밝혀지겠거니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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