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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러시아어 공부

성균관대 토르플 2급 응시후기 (말하기,듣기 부분시험)

by 누에고치 2021. 3. 29.

토르플 2급

  • 일자: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 과목: 부분응시(말하기, 듣기)
  • 주체: KOREA TORFL CENTER
  • 장소: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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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러시아에서 토르플 2급에 응시했고, 말하기/듣기를 제외한 3개 과목에는 부분합격했었죠.

 

그래서 올해 개강 전 부분시험을 해보려고 했는데, 2월 시험이 밀리는 바람에 3월 28일, 1년만에 재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응시기관 및 장소

타기관 재응시를 받아주는 기관 중 가장 가까웠던 성균관대학교(Korea TORFL Center)의 시험으로 쳤습니다. 게르첸사범대 라이센스를 받아서 진행되는 시험이라고 합니다.

 

장소는 성대 퇴계인문관인데, 성균관대에서 가장 뒤쪽에 있는 건물이라 종로02/종로08 마을버스를 이용해 후문쪽에서 오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정문에서는 한참 걸리는 거리인데다가 경사가 상당합니다.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2층 입구 전경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2층 입구 전경 (2)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3층 내부 전경

 

시험내용

시험시간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러시아 현지 시험과는 다르게, 한국 시험은 (한국답게) 보통 하루에 모두 진행됩니다. 전체시간표를 보진 못했지만 2급 응시자들은 9시부터 오후까지 중간에 조금씩 쉬어가면서 계속 시험을 보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부분시험이라서 말하기 9:40~10:25, 듣기 11:55~12:30으로 응시했습니다.

 

말하기와 듣기는 특성상 응시측에서 시키는 대로만 따라가면 되는 방식이라, 시간관리 걱정은 없었습니다.

 

말하기 (45분)

넉넉하게 한 시간 전에 맞춰 갔는데, 종이를 준비해가지 않은 탓에 공부할 메테리얼이 없었습니다. (휴대폰은 압수합니다.) 말하기는 공부하는 게 아니라 작성을 해봐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제일 만만한 주제인 глобализация로 짧은 대화를 준비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2:1로 면접했는데, 성대 시험은 1:1이었습니다. 아마 제 뒤에도 누군가 있었던 것을 보면 50분씩 교대로 해서 모든 응시자를 면접보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시험 시작 전에 복도를 보니까 원어민 시험관이 상당히 많이 오셨더라고요.

 

토르플은 유구한 전통의 문제들을 정말 조금씩만 바꿔서 내는 특징이 있죠. 이 날도 예상한 타입에서 크게 치우치지 않은 문제가 나왔습니다.

 

1. 설득

레스토랑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отризацельное слово를 사용해서 괜찮지 않냐고 설득하는 문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유형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서 틀대로 답한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레스토랑이 괜찮았다고 대답했다.

 

2. 반응

1번 문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지에 질문과 반응이 미리 쓰여있다는 특징이 있다. 동감, 반대, 놀람 세 가지였던 것 같다.

 

3. 감정

제시된 문장을 제시된 감정을 넣어 읽는 문제입니다. 저는 연기를 못 하는 편이라 항상 이 문제에서 몇 점을 까이는 건 아닐까 궁금하네요 ㅋㅋㅋ

 

4. 전화

특정 신문광고 같은 걸 보고 전화해서 부족한 정보를 추가로 얻으라는 문제다. 이것도 역시 감대로 전화를 했는데, 뭔가 정해진 양식과 분량을 지키지 않은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5. 영화

영화의 특정 장면(2-3분)을 보고 벌어지는 상황과 등장인물을 묘사하는 문제입니다.

 

무려 2019년 영화인 московский романс가 출제되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2000년대 영상들 그대로 쓰던데, 확실히 한국에서 응시하는 게 더 관리는 잘 된다는 느낌이 드네요.

 

6. 대화

특정 주제에 대해 발표식(면접식)으로 얘기하는 문제입니다. 골라주는 경우도 있고 응시자가 지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성대 시험은 자유지정인가봅니다. 시험 전날부터 졸속으로 준비했던 세계화에 대해 말했습니다. 제가 쭉 말하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시험관이 '그러면 이쪽에 대해 말해보세요'라고 가이드라인을 주긴 합니다.

 

확실히 20년 3월 시험보다는 덜 긴장했고 당일 컨디션도 더 나았던 것 같지만, 점수가 더 잘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말하기는 단지 6유형밖에 없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문제집을 하나도 안 사봤고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와 모범답안도 안 챙겼던 건 확실한 오산이었네요. 일단은 점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겠습니다.

 

듣기(35분)

중간에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뻥 비었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께서 말하기 응시를 하고 계시는 시간 겸 점심시간으로 나오는 시간이 아닌가 싶은데, 잘은 모르겠네요.

 

듣기는 25문제로 구성되며 5개 대화가 나옵니다. (각 대화당 5개 문제)

 

1, 2번 대화

1, 2번 대화는 짧고 일상적인 대화인데 은근히 이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시험 시작 직후라 어수선한 정신상태인데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5개 문제 중 2-3개에 해당하는 답만 듣고 나머지는 어림잡아 추측해서 답을 적어버렸네요...

 

3. 영화

토르플에 전통적으로 잘 출제되는 영화 중 하나인 Питер ФМ의 특정 장면이 나왔습니다. 등장인물의 대화를 듣고 답을 적어야 되는데, 답과 똑같은 단어로 말하지 않고 문맥상 유추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4. 뉴스

뉴스 문제는 어려울 것 같지만 진짜 뉴스가 아닌 또박또박+느릿느릿 나오는 성우의 재구성본인데다가, 5개 뉴스가 모두 따로라서 잘 들으면 모두 맞추기 쉬운 문제입니다.

 

5. 인터뷰

인터뷰도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헷갈리게 인터뷰이가 언급한 세 단어를 그대로 1,2,3 보기에 다 넣어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틀리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흔히 나오는 유형 중 하나인 '예술가와의 인터뷰'였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듣기는 라디오를 무턱대고 많이 들어서 그런지 예전보단 많이 들렸는데, 좀더 토르플 기출문제를 많이 들었다면 더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짧은 대화 속에서 답을 추출하는 연습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겠네요.

 

 

성균관대학교 뒤쪽에서 바라본 정문 쪽 전경.
종로02 마을버스를 타러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성대는 정말 산등성이에 지어진 학교더라구요.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문자 그대로의 평지에서 다닌 저로서는 이런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초반엔 꽤나 힘들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이상으로 토르플 2급 부분응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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