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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12

[러시아 유학일기] #37 / 넉 달동안 썼던 비올라 반납 생각보다 빠르게 귀국을 하게 되면서 예상과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있었다. 대부분은 생수, 미숫가루, 커피, 꿀, 샴푸와 비누 등 생필품의 사용량에 대한 것이라 폐기하거나 룸메한테 인계하고 가면 되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와는 다르게 비올라는 조금 안타까운 경우다. 러시아에서는 2020년 2월부터 법이 바뀌어 악기를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선 행정관청에서 '악기여권'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여파로 인해 5월 11일까지 웬만한 관청들은 다 문을 닫아버려서 보름 안에 해결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예정보다 귀국일이 앞당겨져서 비올라는 결국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게 되었다. 우리 오케 악장님이 대입 시절 쓰다가 솔로를 하기엔 소리가 부족해서 바꾼 악기라는데, 실제로 소리는 굉장히 좋았다. 전공생이 쓰던 모던 동유.. 2020. 5. 14.
[러시아 유학일기] #27 / 오케스트라 일기 - 원격 연습 (저는 노어노문학 전공생이며, 취미로 오케스트라를 합니다) 2020년, 먼 미래. 러시아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광풍이 온 국토를 휩쓸고 있다. 제 3의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20km 떨어진 아카뎀고로도크에도 마찬가지. 이미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바이러스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우리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도 원격으로 녹음을 받아 서로의 소리를 합쳐내는 방법을 누군가 생각해냈다. (하략) 그렇네요. 지금의 상황이 SF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모두 진실입니다. 엔게우 오케스트라에선 비올라를 켜고, 녹화해서 Google Drive에 올려야 합니다. 3월 24일에 지휘자가 지휘영상을 올렸고, 클라리넷을 시작으로 여러 단원들이 영상을 올렸습니다. 저는 10명쯤 되면 탑승해볼까 생각하고 조금.. 2020. 4. 8.
[러시아 문화생활] #17 / 오케일기: 쇼팽 피아노 협주곡 비올라파트 분석 일기들이 도통 밀린 탓에, 제가 오케스트라에 가입했다는 얘기도 안 하고 있었어요. 저는 지금 러시아에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가입해 비올라로 활동하고 있어요! 연습을 딱 4번 참가했으니 2주를 채운 셈이네요. 이제 막 예전 감이 돌아오는 참인데, 오늘은 저희 레퍼토리 중 하나인 쇼피협 1번 1악장의 비올라 파트를 분석했어요. 한국에서 파트장으로 있을 때, 곡을 들으면서 악보를 더듬어나가는 게 의미있게 남아있는 기억 중 하나기도 했죠. 2020. 3. 12. (목) 현이 화음을 쌓는 과정에서 빠지면 허전한 중음부의 부드러움을 담당하는 것이 전통적 구성에서의 비올라의 역할입니다. 활을 두 현 사이로 왔다갔다 하는 테크닉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입니다. 130마디의 8분음표 세개가 제1바이올린을 잘 받쳐줘야 .. 2020. 4. 2.
[러시아 문화생활] #16 / 비올라 야가 현 후기: 0일차 (Jargar medium) 아직 C현을 안 끼웠지만, 나머지 현은 간 채로 1시간쯤 연습해봤기에 후기를 적는다. 끼우는 과정에서의 문제 (현과는 큰 관계 없음) 교체직후 A현의 1포지션 B를 켤 때 기분나쁜 하모닉스가 났는데, 브릿지흠집방지피스 제거+ GDA현을 한번씩 내렸다 올리니까 해결됐다. G현을 켤 때 파스슥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아무래도 브릿지 위치 문제인 듯하다. 야매로 조정하면서 맞는 위치를 찾아봐야겠다. (브릿지 자체도 너무 휘어있는데, 이건 또 언제 바꾼담.) 예상한 것과의 차이 | 원래 뭔가 라센하고 비슷하게 부드럽고 작은 소리가 날 것 같은 예상이었는데, 생각보다 맑고 깨끗하고 또렷한 소리가 난다. A현의 소리 | 특히 A현 인상이 괜찮았다. 원래 걸려있던 A현은 기분나쁘게 소리만 크고 너무 날카로웠는데, 훨씬.. 2020. 3. 26.
[러시아 문화생활] #13 / 비올라 현 구매하기 어떤 정밀한 기기든 그렇지만, 현악기는 유독 유지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제가 취미로 삼고 있는 비올라도 마찬가지인데요. 저는 이번에 저희 오케스트라 악장님이 쓰지 않던 악기를 빌려쓰게 되어, 악기 상태를 정상으로 끌어오기 위해 이런저런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가장 먼저 줄을 한 번 갈아주려고 합니다! 검색상으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가장 이름이 있는 악기상은 Горонок[가라녹]인 것 같아요! 아닐지도 모르지만... 오케스트라에 친한 사람이 생기면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네요! 늘 도미넌트를 주문해서 끼고는 했었어요. 도미넌트는 합성현이라 악기 고유의 소리를 잘 내주면서도, 튼튼해서 1년씩 써도 끊어지거나 소리가 변형되는 정도가 다른 현에 비해 워낙 적거든요. 그렇지만 너무 소리가 평이하고 고음현이 날.. 2020. 3. 14.
[러시아 문화생활] #06 / 쇤베르크 현악 6중주 "정화된 밤" op. 4, 베르크 현악 4중주를 위한 서정적 모음곡 안녕하세요, 누에입니다. 이번 수요일엔 돔 우쵼늬에서 실내악 공연을 봤는데요. 공연을 꽤 많이 봤지만 또 프로의 실내악 공연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여기 와서 정말, 처음 해보는 게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안 살아봤으니까요. 1부는 1열, 2부는 2열에서 감상했어요. 역시 앞 줄이라, 엄청 생생했습니다. 인터미션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누가 연주자들에게 꽃을 달라고 부탁하길래, '왜 내가...?'라고 생각해서 얼타는 사이에 좀 더 꽃배달에 적절한? 다른 러시아인 소녀 관객이 반대편에 착석해서, 저는 이런 영광?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후기로 넘어가볼까요? 공연정보 2019년 2월 19일 (수), 12+ 필하모니카-콰르텟 음악 감수 | 발레리 카르치긴 객원 | 알렉산드라 오고로드니코바, 비올라. 야로슬.. 202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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