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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우 박사 유학/25-2 첫학기

#5 모스크바국립대 병원 이비인후과 방문 (이관개방증)

by 누에고치 2025. 11. 15.

하루종일 귀가 울려대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관개방증 치료를 받기로 한 나. 입학할 때 의무적으로 들게 하는 의료보험사에 연락을 해봤다. 네가 가입한 보험은 엠게우 병원을 방문하도록 계약이 되어있단다. 예약은 안 되고 무조건 205호실로 가야 한다고 한다.

 

미리 사이트를 검색해보고 이비과 의사가 있다는 화요일에 방문했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205호실을 올라가봤는데 그냥 일반 진료실이다.

 

두 번의 허탕

제1번 허탕: 알고보니 모스크바 국립대 병원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학교 안에 있는 병원Поликлиника가 있고 도서관 남쪽으로 크게 자리잡고 있는 복합센터МНОЦ가 있다. 나는 당연히 큰 곳일거라 생각했지만 사실 교내 병원으로 가야 했던 것. 안 그래도 멀어서 전기자전거 타고 갔는데 걸어갔으면 이동하는 데에만 반나절 걸릴 뻔했다.

 

제2번 허탕: 근데 막상 병원 205호실에 가보니 매우 친절한 담당자가 월, 목 16-19시에만 이비과 의사가 있다고 안내해줬다. 1층에 있는 근무시간표 보니까 이비과 의사는 한 명이다. 감기만 걸려도 이비과를 찾는 한국인으로서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근무 시간표다.

 

그래서 다시 찾아가봤다. 이번엔 조금 덜 친절한 담당자가 있었지만 어쨌든 잘 처리해줬다. 수기로 된 진료카드를 만들어서 이비과가 있는 몇몇호에 가라고 한다.

 

무한 대기

문 앞 벤치에 총 세 명이 앉아있다.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세 명이면 금방 들어가겠다 싶어서 가방도 안 벗고 있었는데 한 명당 진료가 10분이 넘게 걸린다. 중간에 의사가 갑자기 나와서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방으로 갔다가 10분이 지나서야 온다. 게다가 세 명이 차례로 와서 자기들은 17시 30분, 45분, 18시에 예약했다며 먼저 들어간다. 나랑 내 뒤에 기다리던 아줌마는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갔다.

다소 어두침침한 복도

 

진료

데이터도 터지지 않는 병원 복도에서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진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관개방증이 있다, 까지만 말하고 내 상태를 의학적으로 빠르게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메모장에 적어간 걸 보여줬다.

 

쭉 보더니 코 막고 숨 불어넣은 상태로 귀를 보고, 코 안을 본 뒤 비강 스프레이랑 먹는 약 사먹으라고 한다. 몇 년 됐는지 물어보길래 5년이라고 했더니 장기간 계속 증상이 반복되면 한국 돌아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내용은 못 알아들어서 번역기로 들었다. '비강 내부를 소작한다'라는 한국어로도 어려운 단어였다.)

 

진료결과서를 타자로 거의 3-5분 정도 치시는 것 같다. 왜 오래 걸리는 지 이해가 되는 부분. 인쇄한 서류 한 부는 나에게 주고 나머지 한 부는 반으로 접어서 진료카드에 붙인다. 모든 게 수기... 진료결과서에 의자 도장+서명이 있고 '다음 약의 복용을 추천함'이라고 목록이 적혀있다.

 

다시 205호실로 갔더니 진료 카드를 수거해갔다. 두 개의 질문을 했다.

(1) 약은 내가 알아서 사야 하는 건가? (약제부가 따로 없는가?) — 그렇다.

(2) 진료 예약을 할 수 없는가? — 불가능하다. (나중에 알아보니 러시아 의무건강보험이 있는 경우에만 예약 가능)

 

본관 1층에 있는 약국에서 구매했더니 스프레이 한 통과 알약 두 통 해서 2천 루블이 넘는다. 세상에마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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