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는 약간 게스트하우스 느낌이어서, 아침에 모든 손님이 모여서 같이 식사를 했다. 첫 아침으로는 타코야키를 먹었다. 조금 어색했는데 어차피 일본어를 못해서 얘기는 친구가 다 했다. 타코야키는 맛있었다. 뒤집는 걸 나한테 해보라고 두 번이나 권했으나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얼 타고 있으니 다시 가져갔다. 밖에 솜사탕 기계도 있었는데, 가족 단위로 온 팀의 어린이들은 솜사탕에 빠져서 무한으로 만들어서 먹었다. 우리도 하나 만들어보았다. 이날 아침식사에 주인장 외 손님은 네 팀이 있었다.
열 시 반이 넘어서야 준비를 다 했고, 이코마 역 선상통로를 지나서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도리이마에 역에 가니까 11시 차를 겨우 탈 수 있었다. 첫 열차는 앉지 못했고, 호잔지역에서 갈아탈 때 빠르게 달려서 앉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케이블카처럼 줄에 매달려 가는 게 아니고, 일종의 인클라인(강삭철도)라고 보면 된다. 즉 경사를 오를 수 있도록 철길이 깔려 있는 것. 호잔지역까지는 열차가 동물 모양 (개, 고양이)이고 이코마산조역까지는 캐릭터로 꾸며놓은 열차였다.

들어가보니 다소 올드한 놀이공원이었다. 1980년대에 떨어진 느낌... 입장료는 따로 없고, 자유이용권이나 횟수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매표소가 입구에 있지 않고, 공원 중간에 있어서 한참 들어가야 했다.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쪽에는 매표소가 있었는데, 철도로 오는 손님이 주 방문객이 아니라 자동차로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주 고객일지도 모르겠다. 조그만 티켓부스에 들어갔더니 현금만 된다고 써 있어서 자유이용권 카드결제가 안 되는줄 알고 헤맸는데 중앙 티켓부스에서는 결제가 가능했다. 횟수이용권이냐 자유이용권이냐의 고민 끝에 자유이용권으로 샀는데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공원을 한바퀴 도는 정찰위성을 타고 마리오카트를 한 판 했다. 그리고 일련의 놀이기구를 탔는데 대부분 어린이 수준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다. 롯데월드에서는 기구의 절반도 무서워서 못 타는 내가 여기서는 모든 기구를 다 탈 수 있다고? 매우 빠르게 돌린 티컵, 생각보다 무서웠던 미니 바이킹, 어린이들의 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다 타고 황급히 도주한 미니 자이로드롭, 은근 속도감이 있던 하늘자전거, 가장 빨랐던... 건 미니 롤러코스터긴 했는데, 같이 탄 어린이들도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였다. 휴!
점심식사는 카레가츠동을 먹었다. 대기가 없는 외곽 식당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현금만 되어서 주문하지도 못하고 나왔다. 그래서 카드 결제가 가능한 중앙 식당에서 먹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먹은 것 같다. 외곽에 있는 식당들은 놀이공원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아 놀이공원측 시설이 아닌 것 같다. 직원이 접시를 치워줘서 빠르게 마치고 나왔다. 대기가 꽤 길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주문하자마자 메뉴가 나오는 놀라운 조리시간 덕분인지 줄이 빨리 빠져서 맛있게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에는 감동이 있었다.
밥을 먹고 1929년부터 있었다는 간판 놀이기구인 비행탑을 탔다. 줄이 매우 길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레이더 포대로도 쓰였다고 한다. 유원지가 중턱이고, 위로 산이 더 있는줄 알았는데 비행탑이 사실상 가장 정상이었다. 비행탑을 타고 올라가니 이코마 시내는 물론 오사카 교토 나라 쪽까지 사방이 다 보였다.
그 후로도 적외선으로 타겟을 맞추는 슈팅 게임도 해보고, 귀신의 집도 들렀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마지막으로 했던 퍼터 골프. 둘 다 끔찍한 실력이라서 더 재미있었다.
골프를 끝내고 이코마산조역에 갔더니 마침 기차가 와있어서 탔다. 다음 목적지는 불교 사찰인 호잔지. 호잔지역에서 내려서 계단을 꽤 올라가야 사찰 정문이 나오고, 그 뒤로도 계단을 상당히 많이 올라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 매우 멋졌다. 이코마에 들른다면 호잔지는 꼭 갈만한 곳이었다!


호잔지 역으로 돌아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도리이마에 역으로 복귀했고, 다시 이코마 역 1층에 있는 마트에 갔다. 초밥 한 팩, 야키토리 2개, 쿠시카츠(돈가쓰) 8개, 슈크림빵 2개, 커피, 메론소다, 레모네이드, 샐러드까지 샀는데 2천엔이 나왔다. 일본 여행은 현지 마트에서 사먹는 게 가장 가성비가 좋은듯... 근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로 결제하려니 서버 에러로 하나머니 충전이 안 돼서 직원이 세 번 왔다. 결국 다른 카드로 결제했다... 가끔씩 발생하는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려면 하나머니를 어느정도는 채워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지어 이코마역 2층에 있는 미스터 도넛까지 사 왔다. 여기는 교토역점처럼 광친절하지는 않았다. 이코마는 무난한 도시인가보다. 돌아와서 이 모든 것을 먹고, 사진 리뷰하고, 일기까지 썼는데도 23시가 안 됐다. 매우 빨리 복귀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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