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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올라 연주

공방 방문: 비올라 브릿지, 지판 너트 높이 조정, 사운드포스트

by 누에고치 2021. 9. 24.

안녕하세요,

 

최근들어 악기를 처음 구입할 때랑 컨디션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공방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깝고 적당한 공방을 알게 되어 8월 말에 다녀왔습니다.

 

이 비올라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께서는 아래 글에서 자세한 후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비올라] 홍성우 200만원대 비올라 4개월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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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내용 정리

2021. 08. 30 (월)

 

위치:

- 7호선 먹골역 근처 프라임뮤직

 

수리내용:

- 브릿지 및 너트 높이 조정

- 사운드포스트 조정

- 어깨받침(숄더레스트) 조정

 

해결:

- 현 압력이 너무 높고 소리가 크던 문제 고침

- 불편하던 어깨받침이 맞게 됨

- 악기 소리 밸런스도 훨씬 개선됨

 

공방을 방문하기까지...

저는 어떤 일을 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사전조사와 고민에 쏟으며 미루는 편입니다. 귀찮음과 완벽주의라는 성격은 함께 가는 것 같아요. 이번 공방 방문도 최초 필요성을 느낀 것부터 무려 9개월 가까이 걸린 것 같습니다.

 

구입할 때부터 이 악기의 세팅이 뭔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저는 부드럽고 따듯하고 오케스트라에 있는듯 없는듯 스며들 수 있는 소리를 좋아하는데, 이 악기는 장착된 줄부터 라센 비르투오소(솔로 연주용)였거든요. 악기 특성도 날카롭고 센 음색이라 더 부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릿지가 너무 높게 세팅되어 있어 왼손으로 누르는 압력이 너무 컸습니다. 이렇게 되면 음량이 늘어나긴 하지만 자유로운 연주가 힘듭니다. 시범레슨 받을 때부터 선생님들께서 일관적으로 너무 높다고 지적을 해주셨고요. 이전 사용기에서도 언급되어있는 문제입니다.

 

그래도 연주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꽤 오래 버텼는데, 구입한지 반 년이 지나고 여름이 되면서 세팅이 꽤 틀어졌다는 느낌이 났습니다. 객원연주를 다니면서 브릿지가 높은 게 부담이 되기도 했죠. 저번 객원을 끝내고 이때까지는 야매로한두시간씩 2-3번 연습하고 연주 들어가는 앙상블만 했는데, 약 1년만에 3시간 꽉 채우는 정식 오케스트라 연습을 해보니 더욱 악기 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

 

점검을 받아야 되겠다는 게 확실시되자 공방이 문제가 됐습니다. 원래 가장 가깝게 다니던 악기사는 구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수리공방을 겸하고 있진 않은 것 같고, 또 해당 악기사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도도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현악기의 성지 서초 쪽을 알아봤는데, 이쪽은 저희 집에서 오가기에도 멀고 그렇다고 연습 가는 날 일찍 맡기기엔 시간상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네이버 바이올린 동호회 카페 '바이올린 친구되기'(바친기)에서 동북부 서울(중랑구, 노원구) 쪽의 공방을 찾아보니 이곳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평도 좋은 것 같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상세 수리내용

프라임뮤직 내부 모습

사실 바이올린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에게는 제 비올라 같은 공장제 비올라는 별로 인정을 못 받는 편입니다. 공방 아저씨께서도 비올라를 열어보고는 이 비올라가 잘못 만들어진 이유를 50가지 정도 말씀하셨는데, 오늘 수리한 점과 관련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악기가 비올라치고는 바이올린의 형상을 많이 따라갔다.
  2. 그러다보니 지판 자체가 (거의 바이올린 수준으로) 바닥에 많이 붙어있다. 
  3. 정석적인 수리는 지판을 올리는 것이다. 다만 대수술인데다 비싸고 오래 걸린다.
  4. 그래서 (원하신 대로) 브릿지랑 너트를 깎을 수 있다. 소리가 작아지지만 연주하기엔 편하실 것이다.

 

당장 연주가 코앞인 시점이라 지판을 올리는 건 연습 참여에 지장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비올라에 그렇게까지 정석적인 수리를 해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브릿지랑 너트 깎아서 현 높이 맞추는 수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바이올린 상단부 모습(unsplash.com)

Photo by CHUTTERSNAP on Unsplash

 

참고로 너트란 지판(까만 판) 끝에 살짝 튀어나와있는 부분입니다. 지판과는 별개의 부분이라 너트만 교체하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는 현이 하나 없어 A현쪽 너트가 파여있는 게 보이네요.

 

이후 잠깐 앉아서 기다리니 너트랑 브릿지를 깎아서 주셨습니다. 왼손 짚기가 한결 편해졌더라구요. 

 

또 어깨받침 피팅이 잘못 됐다고 이리저리 꺾어서 주셨습니다. 자세도 어떻게 하라고 말씀하셔서 한 번 해봤더니 훨씬 나았습니다. 어깨받침을 산 상태 그대로 쓰지 말고 어깨에 맞게 약간 안쪽으로 둥글게 굽혀서 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악기사 온 김에 약음기도 사려고 했는데 바이올린용 밖에 없는 것 같아 사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직접 만드신 비올라도 한 번 켜보라고 하셔서 연주해보기도 하고,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담이라면 엄청 좁은 길로 들어가야 해서 주차는 다소 불편한 편입니다. 주차공간 자체는 넓었습니다.

 

이상으로 공방 방문기를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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