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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올라 연주

[비올라] 홍성우 200만원대 비올라 4개월 사용기

by 누에고치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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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로 비올라를 구입하고 나서도 벌써 4달 가까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방역상황 속에서 어렵게 열린 타대 정기연주도 한 번 나가보고, 저희 오케스트라 작은연주회 준비도 했고, 레슨도 꾸준히 받고, 방학부터는 연습실도 주 3-4회 다니면서 비올라를 정말 알차게 썼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던 기간에는 제 가용체력의 반 이상을 비올라에 쏟은 느낌입니다.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비올라를 자주 꺼내봤기에 확실한 리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관

이 악기는 2020년 11월 초에 중고거래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판매자님에 따르면) 원래 200만원 이상인데, 중고거래인 만큼 70만원대에 구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악기 구입 당시의 글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외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현악기 경력도 미천하지만, 심지어 그 경력에 비해서도 여러 악기를 보러 다닌 경험이 적습니다. 그래서 악기를 보는 안목, 특히 외관을 보는 안목이 부족합니다. 흔히 말하는 스크롤이 어떻다, 바니시가 어떻다, F홀이 어떻다 하는 말들이 뭘 뜻하는 지는 알지만,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이게 어느 쪽 악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홍성우 악기들은 전체적으로 폭이 얄쌍하고, 특유의 바니시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폭이 얄쌍하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바니시도 제 기준에서는 꽤 멋진 것 같습니다.

 

무게는 효정악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가벼운 편인것 같습니다. 

 

소리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소리를 결정짓는 요소로는 본체, 활, 현, 세팅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된 요소는 당연히 실력... 아니 본체겠죠. 저는 이전 비올라에서 그대로 가져온 3만원짜리 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170달러짜리 활로 모두 켜봤었는데요.

 

악기사를 다녀왔던 경험에 대입하면 이 악기는 200만원대의 악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100만원대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는 아니지만 4-500만원대 악기가 내주는 '본격적인 제대로 된 악기'의 소리는 또 아닌, 딱 200만원대 악기가 내는 그럭저럭 가성비 좋은 중급자용 악기 라인의 소리가 납니다.

 

또 지금 솔로용 현에 가까운 라센 비르투오소가 끼워져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소리가 날카롭고, 음량은 큽니다. 특히 라센 스트롱이 끼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A현은 굉장히 날카롭고 센 소리가 납니다.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긴 한데, 살 때 워낙 가격조건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안고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라센 수명이 다하면 카플란이나 오블리가토 같은 현을 끼워보려고 합니다)

 

악기 자체 소리도 커졌고, 또 제가 레슨을 받으면서 일단 소리를 키우는 연습을 하다보니 동아리에서 콰르텟이나 실내악을 할 때 바이올린 소리를 덮어버리는 일이 많이 일어나기는 합니다만, 셈여림(pp와 p)을 살리는 일은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겠죠.

 

아무래도 특이한 현이 끼워져있다보니 악기 본연의 소리가 어떤지 파악하기 힘들긴 합니다. 그래서 악기 자체의 소리에 대해서는 여러 현을 바꿔 끼워봤다, 싶은 시점인 2년 정도는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음에서 울리는 소리가 나는 울프 현상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한 번 세팅이 된 상태로 제게 넘어온 악기다보니 세팅이 잘못 돼서 나는 결함은 없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호소력을 가질 정도로 깊은 소리는 아니지만, 음량이 크고 무난한 중급자용 바이올린의 소리입니다. 딱 중급자가 연습하기에 좋은 특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은 제가 켜는 것, 레슨 할 때 선생님이 켜시는 것, 동아리에서 꽤 잘하는 친구가 켜는 것을 모두 들어보고 내리는 결론입니다.

 

악기사 순방기와 중급자용 바이올린/비올라 구입 관련 정보는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기타

이전에 쓰던 초급자용 악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습도와 온도에 민감합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의 소리 차이가 꽤 나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이 부드러운 소리 쪽이기에 제값 2백 n십만원을 주고 새 악기를 구매한다면 아마 다른 악기를 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라센 비루투오소 외의 현을(특히 국민현 도미넌트를) 껴서 들어본 적이 없기에, 순전한 추측입니다.

 

취향에 따라 갈릴 수는 있겠지만, 무조건 비추천할만큼 가성비가 나쁜 악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저처럼 중고거래를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협소한 비올라 시장에서 그나마 매입도, 매도도 활발한 모델이라 거쳐가는 악기로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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