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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 노보시비르스크/러시아 유학일기

[러시아 유학일기] #38-3 / 예상보다 이른 귀국과 자가격리 후기 (3)

by 누에고치 2021. 8. 17.

오랜만에 제 유학일기를 다시 봤는데 귀국 후기가 애매한 곳에서 끊겨있더라구요 ㅋㅋㅋ 1년도 넘은 일이라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1. 세레메티예보 공항에서

이륙시간보다 반나절 정도 빠르게 돌아와서 프렌치포테이토를 사먹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한쪽에 한국인들이 쭈르륵 모여있는 곳이 있었고 실제 터미널 입장은 4시 정도 되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대사관이랑 교민 커뮤니티에서도 지원을 나와 계시더라구요. 마스크랑 이런저런 물품 들어있는 파우치를 받았습니다 ㅎㅎ

 

국제선에서 유일하게 보였던 타 비행기 - 에어프랑스

비가 그쳐서 무지개가 걸려 있었어요. 심지어 쌍무지개!

 

2. 대한항공 모스크바-서울 특별편

승무원 분들은 저렇게 고글이랑 방진복까지 입고 계셨습니다. 안 그래도 고된 승무원 작업인데 정말 힘드시겠어요...

 

이륙 직전 - 날씨가 화창해졌다

계속 내리던 비가 이륙 즈음 해서는 완전히 그쳤습니다. 서울에서 다시 오래 살았더니 지금은 평지인 모스크바가 참 낯설게 보이네요.

 

밤과 낮... 비행기가 자전 방향으로 함께 돌았기 때문에 시간이 두 배 빨랐습니다.

 

3. 공항에서의 억류(?)

제가 입국 시 '감기 증상이 있습니다'라고 체크했기 때문에 우선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어요. 코를 찌를 때 눈물이 팽 도는 그 따가움... 마치 인간성을 잃어버릴 듯한 검사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공항 한켠 바닥에서 대기했습니다. 은박지 돗자리를 주더라구요.

 

원래 검사자는 별도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게 원칙인 것 같았어요. 저희도 대기하면서 '격리시설 이동할 때까지 여기서 대기하겠습니다'라고 들었거든요. 근데 이날따라 격리시설이 준비가 안 된건지, 아니면 아침도착 비행기라 격리자들이 밤을 새우는 게 아니라서 그냥 공항에 있기로 한 건지 저희는 계속 공항에서 대기했어요.

 

스피커에서 아기상어 영문판 노래가 무한반복되는데... 원래도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아기상어에 노이로제가 걸렸습니다 ㅋㅋㅋ

 

아침 - 점심 - 저녁

아침, 점심, 저녁은 김밥, 햄버거, 콜라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방과후학습 할 때 항상 둘 중 하나로 밥이 나왔는데, 이렇게 세 번이나 받으니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텅 빈 인천공항

최종적으로는 9시간만에 결과가 나와서 저녁 8시에 퇴소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아침 9시 도착이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두 번 왔다갔다 하셨어요 ㅠㅠ 심지어 차에 비닐막도 쳐주시고...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마치며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 초기라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지금보다 과다한 공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위험하고 어떻게 치료받고 하는지 다 확립이 되어있지만, 당시에는 정보가 많이 부족했으니까요.

 

아무튼 이후 집에서도 방에 비닐 쳐놓고 2주 격리를 마친 뒤 무사히 나왔습니다.

 

이 글을 비롯해 유학일기도 중간중간 빼먹은 부분이 있는데, 시간이 난다면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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