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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영화-드라마-연극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

by 누에고치 2021. 4. 5.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마틴 스콜세지 감독

 

줄거리

스포일러일 수 있어 접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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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불면증으로 야간 택시기사를 시작한 주인공 트레비스(로버트 드니로) 무료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이후 선거운동원 벳시(시빌 셰퍼드)에게 반해 작업을 걸다가 차인  급작스럽게 노선을 전환해 해당 선거후보를 암살하려다가 실패하고, 12살에 거리로 나와 창녀가 되어버린 아이리시(조디 포스터) 합법적인 선에서 구조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안되자 포주 일당을 모두 죽이고 영웅으로 대서특필됩니다. 마지막에 택시에  벳시와의 대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감상평

정말로 밤에 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70년대 뉴욕의 어두운 면을 다룬 기록영화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쉰들러 리스트가 40년대 독일의 기록영화이듯 말이죠.

 

저는 우울할  우울한 영화를 보는    맞는 타입입니다. 게다가 최근의 걱정이었던 진로 관련 고민, 나는  해먹고 살아야 하는가, 내가 살아가는 길은 맞는가, 라는 문제와도 어느정도 비슷한 노선의 주제의식을 극중 주인공도 가지고 있어 흥미롭게 보았던  같습니다. 

 

할아버지 이미지로만 생각되던 로버트 드니로가 날카로운 젊은 모습으로 등장해서, 멍하게 뉴욕의 밤거리를 운전하고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라서 더욱, 우리 윗세대도 우리 나이 때는 비슷한 고민을 거쳤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항상 들어왔지만, 인생을 살수록 인간의 내면은 이성적이고 도덕적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실행에 옮기지 않을 , 가끔은 불안한 내면을 폭력으로 발산하고 싶기도 하고,  인생에 좌절을  사람을 쏴버리고 싶기도  것입니다. 드니로의 연기가 완전히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기보단 좌절을 경험한 사람의 방어기제로 이해가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드니로는 작중 줄곧 외쳐왔던 논지인 '뉴욕에는 쓰레기들이 너무 많다. 누군가  쓰레기들을 청소해야 한다'라는 문장의 '누군가' 자신이 맡기로 합니다. 12살짜리 아이를 꼬드겨서 창녀로 만들고 돈벌이하는 포주와 성구매자를 모두 쏴버리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여기에 사용한 총과 사격술은 원래 벳시가 지지하던 대선후보를 암살하기 위해 준비했다는 것이죠.

 

이런 종류의 영화들에서 저는 영화감독들이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부분을 청자가 채우는 과정에서 비로소 의미가 생겨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제가  차있는 액션영화나,  부족한 부분을 늘어지는 슬로우모션 신파로 채우는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택시 드라이버는 지금의 제게 고민하는 청년으로서의 동질감을 주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40대의 제가 보면  달라지겠지요. 요즘들어 내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결심할  없고, 영화를 관람하는 것처럼  주변의 인생이 그저 흘러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상실감을 유발하기도 했는데, 영화에서 선배 택시운전사가 말해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인생은 흘러갈 뿐이고, 너무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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