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오히려 더 잠이 오질 않는다. 현재시각 4시 52분. 금토일 연일 9시에 일어나려면 잘 자둬야 되는데, 또 낮에 자서 보충하는 식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낮잠이 더 꿀같은 건 맞다 :)
요며칠 어차피 공부에 100% 집중하지 못할 거라면 취미생활이라도 의미있게 해보자, 싶어서 책도 읽어보려 했고 게임도 새롭고 의미있는 걸 해보려고 했다.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면 좋다.
2020/03/25 - [러시아 유학일기] #23 / 러시아에도 코로나, 집에서 뭘 하면 좋을까? (20.03.23)
2020/03/23 - [러시아 문화생활] #15 / 해외에서 한국책 읽기: 밀리의 서재 구독 (+구독권 싸게 사는 법!)
그러나 지난 한두 주동안 시작한 책은 뒷표지를 못 보고 다시 책장에 넣어버린 작품들이 많았다. 표지만 그럴싸하고 별 내용 없이 분량만 채워놓은 책도 있었고, 분명 말하고자 하는 건 있는데 딱히 와닿지 않는 책들도 있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22%)
로랑 베그
꽤 읽을만한 책이다. 다만 휙휙 넘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오래 봐야 되서 지체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연애를 못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 (34%)
김만석
자본주의화되고 계산적으로 바뀌어버린 현대 연애에 대해 인문학적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그닥 공감되거나 재밌는 책은 아닌 것 같음.
부상당한 천사에게 (16%)
김선우
김선우 시 스타일을 좋아해서 읽어본 수필. 그러나 교조적인 정통 진보정파의 시각에서 서술한 사회비판 교양서 느낌이었다. 그닥 선호하진 않는 타입의 글쓰기여서 빠르게 덮었다.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40%)
김선우
보다 사회적인 색채가 덜한 사랑에 관한 얘기여서 윗 책보다는 더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연애를 ... 인문학 탓이야'처럼 그닥 재밌는 책은 아니었다.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35%)
박찬국
니체의 이론이 탄탄하게 안 나오고 현대의 각종 문제들에 가끔씩 니체를 끼워서 언급하는 수준이라 몰입이 잘 되지 않았음.
언어의 온도 (52%)
이기주
분명 글을 온도있게 잘 쓰긴 하는데 뭔가 깊이가 부족하다. 문단간 호흡도 너무 짧아서, 그럴듯한 페이스북 글들을 모아서 여백을 많이 두고 적당한 두께의 책으로 펴낸 느낌이랄까. 심심할 때 읽을만하긴 하지만 굳이 시간을 들여서 하는 독서에 어울리진 않는다는 의견.
괜히 이 책들에 매달리지 말고 조금 더 쉽게 글을 쓰는,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가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오웰의 수필들이랑 이현우의 문학 교양서 몇 권을 다운로드해뒀다.
샀다가 환불한 게임은 조금 다른 양상인데, 맨날 똑같은 게임들만 하려니 질려버려서 스팀이랑 앱스토어에서 적당한 게임들을 조금 찾아보다가 세 개를 샀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예전에 종사하던 사이트인 SCP재단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들은 게임. 초반부 전개만 해봤는데 나랑은 그닥 안 맞는 게임인 것 같아 환불했다.
모노폴리
사실 부루마블류가 머리를 많이 쓰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구매 후 몇 판 해봤는데, 일반유저 수준에서는 순전히 주사위운빨게임이라 그대로 환불 신청했다.
켄시
왠지 오래 하게 될 것 같은 게임. 황폐해진 세상에서 다양한 인종/직업으로 살아가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인데, 자유도가 매우 높아서 문명이나 GTA처럼 눈 깜짝하면 3시간이 지나있다. 이거 하느라 오늘 저녁을 11시에 먹었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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