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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 노보시비르스크/러시아 유학일기

#12 / 러시아에서 보험처리하기

by 누에고치 2020. 3. 3.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병은 생기고, 보험 없이 병원비를 내려면 뼈가 저리죠.

 

그렇지만 한국의 유학생보험 비용은 저에게는 조금 무거웠습니다.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본전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보험금이랄까. 그래서 현지에서 보험을 들 수 있다는 НГУ측의 말을 듣고 러시아에서 가입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말, 저는 국제학생지원센터(ISSC)를 통해 보험에 가입해뒀습니다.

 

보험사는 알파보험Альфастрах. 공식 러시아유학 안내사이트 russia.study에서 보험 가입을 할 때 유일한 선택지로 적혀있고, 이곳저곳에 지점도 많고, 역시 자주 보이는 알파은행Альфабанк의 계열사입니다. infoshoutloud.com에 따르면 Росгосстрах, СОГАЗ, Ингосстрах에 이어 러시아 내 4위를 차지한 보험사이기도 합니다.

 

저는 러시아에 올 때부터 귀가 안 좋은 상태였는데, 초기에 병원을 가서 약을 처방받고 나았다가, 바보같이 수영을 들어가서 재발한 후 아직도 낫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이래저래 잔병이 많은 타입이라, 보험이 반 년에 2800루블, 5만원 조금 넘는 정도면 들어두는 게 좋겠다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Альфастрах 본점이 위치한 Орджоникидзе 거리. 오른쪽의 삼각형 건물이 보험사, 38번지다.

 

도대체 보험이 어떻게 적용되는 거고 청구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느라 ISSC도 찾아가보고, 전화로도 물어보고, Whatsapp으로도 질의해보고, 동네에 있는 지점에도 찾아가고, 마침내 시내에 있는 본점에까지 찾아가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1. 일단 내가 든 보험은 국민보험이 아니라 실손보험에 가깝다
    1. 즉 카드를 제시하면 자동으로 할인되는 국민보험류의 ОМС나 ДМС는 아니며
    2. 그때그때 발생액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2. 의료비 지출상황이 발생하면 에이전트(GVA)에게 미리 연락하여 사건번호(номер обращения)를 받는다.
  3. 연락시 필요서류를 안내해주는데 청구방법은 안내해주지 않는다 (!)
  4. 병원을 보험사직원과 같이 가거나 혼자 갈 수 있는데 뭐가 유리한진 모르겠다. 필요서류를 챙겨주려나?
  5. 보험금청구는 무조건 시내에 있는 본점(Орджоникидзе, 38)으로 가야 한다. 타 지점에선 불가하다.
  6. 서류 쓰는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렸다. 하나 쓰면 이게 틀리고, 또 저게 틀리고. 이제 제대로 한 번 써보고 문서도 사진찍어뒀으니, 다음번 청구분부터는 미리 써가는 게 좋을 것 같다.
  7. 동네 지점 아줌마는 현찰환급이 된다고 했는데, 본점 안내원은 작년부터 계좌환급만 가능하게 막혔다고 한다.
    1. 따라서 현지계좌가 있어야 한다. 카드를 만들고 나서 сбербанк 앱을 열어보면 계좌정보를 알 수 있다.
    2. 계좌번호만 기입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계좌의 реквизиты, 즉 계좌번호, 코레스펀던스 계좌번호, БИК, ИНН, КПП, 개설지점 등을 모두 기입해넣어야 한다. 아마 외국인이라서 그럴 지도 모른다. 미국 계좌도 이렇게 복잡한 방식이었나?
  8. 이상으로 3만원을 환급받기 위한 여정이었다.

인터넷으로 손쉽게 환급신청이 가능한 우리나라 보험과는 다르게, 가입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능하지만 보험금을 받으려면 시내까지 찾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쉬운 방법은 없을지, 언제 한번 ISSC 직원 분들께 여쭤봐야겠습니다. 안되는 러시아어로 해보려니 상당히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래도 서류가 유효하게 다 있어서 그런지 정상적으로 청구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급은 언제 될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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