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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책

[책 리뷰] 1984 (조지 오웰) - SF로 그린 통제와 감시

by 누에고치 2021. 4. 21.
2016년 동아리 문집에 기고했던 글의 일부입니다. 5년 전 작성된 내용이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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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2

암울한 미래, 인간성을 잃어버린 세상, 어디서든 통제받고 감시당하는 사회. 유토피아와는 정반대의 세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세계를 디스토피아라 부른다. 이를 그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우리가 본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멋진 신세계」, 「우리들」, 그리고 이 글의 주인공인「1984」가 있다.

 

오늘 설명할 「1984」는 디스토피아 소설 분야에선 의심할 수 없는 1위이다. 1949년에 쓰인 이 소설은 1984년을 정확히 예견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지금까지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슬프게도 미국의 도청 논란, 우리나라의 민간인 사찰 논란, 가까이는 어디나 널린 CCTV와 같이 감시가 일상화된 오늘날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미래를 다루는 특성상, 대부분은 SF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1949년에 쓰여진 SF가 아직도 읽히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사회를 잘 예견하고 그 시대나 지금이나 통용될 수 있는 핵심적인 문제를 집어내었다는 것이고, 또 굉장한 명작이란 것을 증명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은 영사(영국 사회주의당, INGSOC)가 통치하는 국가에 살고 있다. 영사에 반하는 행동과 발언을 한 자는 아무도 모르게 없어지는 곳이다. 역사를 조작하는 공무원인 윈스턴은 업무에 회의를 느낀다. 그는 금기를 어기고 동료인 줄리아와 함께 활동하며 영사의 본질을 알게 되지만 이는 함정이었고, 구금되어 세뇌당하게 된다.

 

오웰은 식민지의 실상과 스페인 내전 중 공산당의 잔학함을 경험하며 제국주의와 공산주의에 반감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반영된 작품이 「동물농장」과 「1984」이긴 하지만, 핵심 내용은 공산주의뿐 아니라 지금의 사회에 적용해도 이상하지 않다.

 

「1984」의 최고 권력자인 ‘빅 브라더’는 사실 없다. 체제의 작동을 위한 상징일 뿐이다. 즉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체제에 지배당하는 구조이다. 권력을 집행하는 ‘내부당원들’조차 20세기 초의 중산층보다 궁핍하지만, 끊임없는 감시와 사상통제를 통해 순응하는 국민을 만들고 반대자는 철저히 색출하는 소설 속 사회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6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돈이 목숨보다 귀하게 여겨지고, 강력한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고, 지배층은 끊임없이 역사를 조작하려 하고 있다. 자칫 잘못해서 소설처럼 획일성의 시대, 고독의 시대, 이중사고의 시대, 빅 브라더의 시대가 되지 않도록,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이 사회의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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