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개의 서평글을 적은 작품은 링크해두겠습니다.
거장과 마르가리따 (1.24-1.29)
미하일 불가코프
불가코프를 제일 좋아한다고 해놓고서 읽은 책이 두 권밖에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개의 심장>만큼 내 맘에 드는 중편소설이 없었던 사실. 역시 반쯤 판타지인 소설로서 굉장히 재밌는 줄거리로 쓰여져 있어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 배경이 소련인 판타지 작품을 찾고 있다면 불가코프만한 작가가 또 없을 것.
9번의 일 (2.24)
김혜진
전기회사에 다니는 주인공이 해고되지 않기 위해서 버티고 버티다가 한직을 돌아다니면서 겪는 일들. 씁쓸한 현대 한국소설들은 언제나 읽는 즐거움... 아니 읽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은 우리 마음 속에 버티고 있는 최후의 양심을 건드리고야 마는 것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3.24-3.31)
박노자
한국이 이렇게 살아가기 힘든 나라가 된 이유를 구조적으로 해석한 글. 박근혜 정권 하에서 적힌 글이라 현 상황과는 살짝 다른 면도 있다. 우리 사회는 일종의 주식회사이며 그 주주는 국민 모두가 아니라 특정 상류층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자 하는데, 이 사람 글은 항상 조금씩 과장된 면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저자의 전체적인 의견에는 동의하는 편으로, 국가가 보다 모두의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엔 하등 틀린 점이 없다고 본다.
러시아 혁명사 강의 (3.24-4.26)
박노자
2020/04/29 - [서평] 박노자 - 러시아 혁명사 강의
법의 이유 (4.26-4.29)
홍성수
다양한 영화나 생활 속 장면을 통해 법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풀어놓은 책. 확실히 법의 논리는 우리 사회의 논리와 사뭇 다르며, 그렇기에 변호사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법적 권리와 논리를 곱씹어볼 수 있었던 책.
완전사회 (5.1)
문윤성
1917년생 작가가 쓴 한국 SF소설이 존재한다니. 문어체 한국어는 생각보다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김승옥 작품처럼, 읽는데 크게 지장을 느끼진 못했고 오히려 굉장히 이입되어 하루만에 읽었다. 역시 난 SF소설에 취미가 있는게 확실하다. 너무 재밌어서 하루만에 끝내버린 소설을 아무리 곱씹어봐도 SF가 상위 5개소엔 드는 것 같다. SF는 언뜻 공상적이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을법한 일을 다루지만, 그렇기에 더욱 우리 삶을 객관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젠더갈등과 과학발달, 권력의 근본적인 속성 문제를 한 작품 안에 모두 넣어버린 문윤성 당신은 대체... 너무 만족스럽게 뒷표지를 덮었던 책.
천국보다 성스러운 (5.2)
김보영
짧은 단편이다. 신앙과 젠더 문제를 합쳐놓은 SF소설이라는 특이한 구성. 신이 남성으로 상정됨에 의해 발생한 근본적인 차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만 단편이라 분량의 한계인지, 기존 페미니즘 컨텍스트를 잘 모른다면 물음표를 띄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종종 발견되는 점은 아쉬웠다. 나, 또는 주변인들이 직접 겪지 않는 차별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려는 시도가 불과 인물당 한두쪽에 불과해 독자로서 이입하기가 어려웠다는 것. 신의 본질을 여러 명으로 상정해 남신의 독단적 행보를 규탄한다는 설정은 굉장히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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