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2. 23 (일)
장난감 병정
노보시비르스크 오페라-발레 극장 소무대
한스 안드레센 원작
니콜라이 데니소프 각색
세르게이 바네비치 작곡
2월 23일 일기
1 - [러시아 문화생활] #08 / 장난감 병정 (오페라발레극장)
4 - [러시아 문화생활] #10 / 스파르타쿠스 (하차투리안)
두번째 NOVAT 방문. 말롄까야 스쪠나(소무대)에서 보기는 또 처음이다. 소무대는 주로 어린이공연이나 규모가 크지 않은 공연을 열고, 메인 극장과는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해있다.
2층에 오케스트라가 있는 구조가 신기했고, 인터미션에 주자들이 무대 뒤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관객석 옆으로 돌아나와서 높은 좌석 관객들하고 같은 통로를 공유한다. 배우들도 여러모로 규모는 작지만 관객과의 심리적 거리는 가까운 공간이다. 오히려 대극장보다 더 '공연의 생생함'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젊은 여성 안내원들은 언제나 공산주의 미소를 띄고 있다. 신기하게도 자본주의 미소가 아니라 공산주의 미소라는 느낌이다. 단지 러시아의 얼굴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소비에트 시절부터 내려오는 극장 안내원의 표정인 지는 알 수 없다. 프로그램북을 팔기도 하는데, 아직 얼마인지 물어본 적은 없다. 정말 맘에 드는 공연 (아마 <이고르 공>이나 <보리스 고두노프> 중 하나)을 할 때 한번 사봐야겠다.
어린이 공연이지만 어린이 없이 온 팀들도 있긴 있었다. 기념사진을 남기는 부모님들 덕분에 위에 보이는 무대 계단은 인터미션 때마다 포토스팟이었다. 그렇지만 어린이를 겨냥한 작품이라 꽤 재밌어서 그런지, 아무도 칭얼거리거나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잘 봐줘서 정말 다행이다.
홀은 언제나 그랬듯 고급스럽다. 외관도 그렇지만, 내부는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깔끔하게 고급스럽다. 전등 하나하나의 배치와 건물 구조, 천장과 벽의 무늬, 심지어 화장실에 비치된 세면대와 전등, 거울까지 하나같이 너무 세련되고 과하지 않았다. 원 건물은 1940년대 지어졌지만 최근에 재건축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럴 것이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소무대 공연은 안 그럴줄 알았는데, 역시 부펫도 열고 물이랑 다과도 팔았다. 되게 고급스러워보이는 것들이고, 콘서트홀에서 파는 것답게 물병이나 탄산음료 하나에 150루블, 200루블부터 시작한다. 물론 에비앙같은 물을 파는 거겠지만. 비싸긴 하지만 이번 시즌 안에 한 번은 사먹어보고 싶다.
곡 자체는 딱히 특이한 것은 없고, 평범한 어린이 오페라용 행진곡 같은 느낌이다. 역시 굉장히 흠잡을 게 없는 연주였고, 굳이굳이 흠을 찾자면 중간에 디지털피아노 같은 소리가 나오는데, 조금 안 어울렸던 것 같긴 하다. 중간중간 악장솔로가 아련하게 나오는 부분이 많은데, 역시 훌륭했다.
줄거리는 안드레센 원작하고 대충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긴 한데, 마지막으로 장난감 병정을 읽은게 벌써 십수년은 되다 보니 가물가물... 쟤네가 저기서 뭘 하는 지도 모르겠고... 쥐랑 악마가 왜 나오는지 싶고... 의문 속에 끝난 공연이었다. 예습을 나름 해간다고 스파르타쿠스는 들었는데, 이건 동화를 안다고 생각하고 그냥 들었더니, 음. 게다가 하필 마지막 부분에서 잠깐 졸아서, 확 깨보니 끝나있었다.
공연 정보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영어도 지원한다.
https://novat.nsk.ru/afisha/performances/detail/1906103/
2월 23일 일기
1 - [러시아 문화생활] #08 / 장난감 병정 (오페라발레극장)
4 - [러시아 문화생활] #10 / 스파르타쿠스 (하차투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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