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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학업과 진로

진학 대학 고민 및 국비장학 결과 발표

by 누에고치 2025. 7. 24.

이전 다섯 편의 글에서 박사과정 준비 과정을 간단하게 작성했었습니다. 마침내 지난주 국립국제교육원 국비장학생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모든 것이 명확해져서, 입시 결과를 정리하는 글을 아래와 같이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Unsplash - Ilia Schelkanov

모스크바국립대학교 합격

전공(언어학)시험, 러시아어시험, 철학시험 3개 과목을 모두 통과하여 모스크바국립대 입학 자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공시험만이 크리티컬했다고 생각하고, 러시아어시험 및 철학시험은 웬만하면 통과를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전공시험의 경우 66개나 되는 빌렛(예상문제)을 다 외우지 못했는데 운이 좋게 많이 준비한 항목이 나와서 잘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러시아 정부초청 장학생

러시아 정부초청 장학생 선발 결과 4지망이었던 노보시비르스크국립대학교로 배정되었습니다. 러시아 정부초청 장학생은 모스크바국립대학교를 아예 티오로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및 모스크바 소재 언어대학교 두 곳을 넣고 내심 기대했는데 아예 미끄러져버린 것입니다.

 

노보시비르스크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서류를 제출했는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노보로 배정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아무튼 엠게우를 합격했기 때문에 국비가 되면 국비로, 안되면 자비로 엠게우를 다닐 심산으로 정부초청은 요청서(заявление)까지 보내서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교환학생 시절 포스팅을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아래 글을 시작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2020.01.21-[러시아 유학일기] #01 / 개학 전 임시방에서의 생활_1

 

국비장학 면접 및 합격

6월 중순 1차 서류심사 결과 합격하였는데, 1차 선발자는 최종 선발자의 2배수 모집이기 때문에 '러시아 티오로 들어온 2배수의 사람들보다 내가 국비에 적합한 인간임을 어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매우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민만 많이 하고 면접 자체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랑 전공분야에 대한 대답 정도를 구상해갔는데, 그마저도 완벽히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정자역에서 7.18(금) 국비장학 2차 면접이 있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도 않고 말해서도 안 될 것 같지만, 대충 핵심적인 부분은 저는 순수학문(언어학)인데 지역학이라는 모집분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소명하는 과정인 듯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소명해도 진짜 지역학(경제, 정치)이 경쟁자로 있으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그런 인재들이 없었던 것인지 제가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최후의 고민: 모스크바냐 페테르부르크냐

정부초청 1지망은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였기에, 저는 원래 엠게우는 거의 고려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두 곳에 컨택을 했었는데, 음성학과와 러시아어학과였습니다. 음성학을 다루는 학과가 따로 있고, 학과장을 중심으로 랩을 구성해 여러가지 논문을 영어로 출판하고 있고, 녹음 장비 등도 잘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학과장에게 연락해보니 '당신이 지원한 전공(5.9.5)은 우리와 맞지 않는 것 같으니 학교 측에 한번 확인해보라'라는 답변을 받았고, 학교 측에서는 된다 안된다는 회피하는 애매한 답변을 했고 정부초청에서도 떨어졌기 때문에 한동안 추가적인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엠게우나 고등경제대도 꼭 지원해보라'라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찾아보았는데, 엠게우 지원 시기가 생각보다 매우 일렀습니다. 학과 안내에 따르면 미리 학과에 레쥬메랑 학위논문 요약본 보내서 지도교수를 학과에서 지정해주고, 그 다음에 문헌학부 외국인담당에게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러시아 번호가 없어서 전자제출시스템 못 사용하고 이메일로 모든 서류 주고받은 것은 상당한 불편... 결국 상기했듯이 기간 내에 제출은 완료했고, 시험도 통과해서 엠게우 입학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최대한 연락을 해보고 포기할지 결정하라는 주임교수님의 조언을 받고 음성코퍼스 위주의 연구를 많이 하는 러시아어학과 교수님께도 연락을 해보았는데, 본인은 오랫동안 음성학을 연구하지 않았기에 본인이 지도할 수 없는 분야 같다며 다시 음성학과에 토스되었고, 음성학과 학과장이 러시아어 음성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는 부교수를 한 명 소개시켜주었습니다. 고민이 조금 많이 되긴 하였으나 러시아어학 전공으로 음성학과에 소속된다는 점(모스크바에서는 언어학 전공으로 언어학과에 소속됨), 컨택 과정에서 한 번에 되지 않고 뭔가 많이 넘겨졌다는 점, 학위하는 선배들이 모두 모스크바에 있다는 점, 수도 모스크바의 접근성(러시아과학원 산하 각종 연구기관 등)을 고려하여 지금은 모스크바로 가는 것으로 거의 마음을 확정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페테르부르크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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