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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대구·경산 여행일지

[대구경산 여행일지] #1 영천-청량리 중앙선 무궁화호 1호차 (새마을 격하 특실) 탑승 후기

by 누에고치 2023. 6. 17.

안녕하세요,
 
블로그엔 많이 쓰진 않았지만 저는 대중교통 덕후의 기질도 가지고 있는 취미 부자입니다. 이번에 경산에서 서울로 올라올 일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경부선 KTX를 이용해 최단시간으로 올라오지만, 이날은 시간적 여유도 많았고 특이한 방법으로 와보고 싶어서 중앙선 무궁화호를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개요

경산-청량리까지는 총 3개 구간을 환승해서 와야 했었는데요. 이날의 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궁화 1352호(경산 07:55 → 동대구 08:04 / 총 9분 / 환승대기 26분 / 경부선)
  2. 무궁화 1791호(동대구 08:30 → 영천 08:57 / 총 27분 / 환승대기 29분 / 경부선 + 대구선)
  3. 무궁화 1602호(영천 09:26 → 청량리 13:42 / 총 4시간 16분 / 종착역 / 중앙선)

이중 경산-동대구-영천 구간을 환승표로 발권이 가능했고(3,100원) 영천-청량리 구간은 따로 발권해서(21,100원) 총 2개 표로 발권했습니다. 이번 휴가는 TMO 지원가능 휴가였습니다. 이렇게 2개 구간이어도 TMO 후급지원 대상이 될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정상적으로 환급 처리가 되더라고요.
 
특이점이라면 제3구간의 무궁화 1602호는 1호차가 대부분 구 새마을 특실 객차로 운행됩니다.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나무위키 '무궁화호 유선형 특실 객차' 문서를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밑의 글에서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제1구간: 무궁화 1352호(경산-동대구, 경부선)

경산역에서 무궁화 1352호를 기다리며 찍은 전광판.

대전행 경부선 무궁화호입니다. 이때까지는 휴가 나올 때 항상 여유롭게 08:16 차를 탔었는데 이번에는 중앙선을 타려면 어쩔 수 없어서 빠듯하게 07:55 차를 타게 되었네요.
 

제2구간: 무궁화 1791호(동대구-영천, 경부선+대구선)

[좌] 동대구역 2번 승강장 전광판. [우] 맨 앞줄에 있는 콘센트.

부전행 무궁화 1791호입니다. 같은 경부선으로 왔던 구간을 일부 거슬러 올라간 뒤 가천역(화물전용)에서 대구선으로 분기됩니다. 동대구역은 선상역사라서 그런지 플랫폼이 항상 어두침침하네요.
 

꿀팁: 무궁화호 콘센트 위치

꿀팁이라면 무궁화 열차는 맨 앞 / 맨 뒤 좌우 창측 좌석에 콘센트가 있습니다. 총 4곳에 있는 셈이네요. 맨 앞 좌석의 경우 작은 테이블도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미리 예매하실 때 해당 좌석을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경쟁률이 높아 미리 매진되어있는 경우가 많지만요. 이날도 영천-청량리 구간은 어중간한 중간 좌석이었지만 경산-동대구-영천까지는 1번 좌석을 예매해서 충전을 잠시 할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 격하 무궁화 객차의 경우에도 동일 위치에 콘센트가 있습니다.
 

영천역.

영천역에서 잠깐 환승대기를 하면서 역사 외부 사진도 찍고 가져온 음료수도 잠시 마셨습니다.
 

제3구간: 무궁화 1602호(영천-청량리, 중앙선)

새마을 격하 무궁화호 특실 객차.

외부는 유선형 객차라고 하는데 저같은 문외한의 입장에선 사실 차이 구분을 못하겠더라고요. 외부 도색도 여기저기 벗겨져 있어 안쓰럽습니다. 좌석은 갈색이며 나뭇잎 무늬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깔끔하지만 구식 인테리어라서 한 눈에도 오래된 객차임이 보입니다. 그래도 과거 특실 좌석이었던 만큼 현재 KTX 특실에 버금갈 정도로 편하고, 좌석을 뒤로 젖힐 경우 허리나 다리가 아프지 않게 누워서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특실이었지만 현재는 일반실로 취급되기 때문에, 중앙선/강릉선 구간이라면 같은 돈 주고 타는 무궁화 객차인데 이왕이면 1호차 구특실 객차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이한 점이라면 좌석이 180도 회전이 됩니다. 그래서 3-4인 가족, 친구 단위로 가는 경우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회전이 되기 때문인지 좌석 측면 회전걸쇠를 해제하지 않은 일반 상태에서도 약간씩 돌아가는 유격이 있습니다. 객차가 오래되다보니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좌] 화본역 [우] 탑리역

일제 치하에서 완공된 중앙선은 새천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수십년간 복선전철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안동까지는 선형개량 및 전철화가 완료되어 KTX-이음 열차가 다니고 있고, 마지막으로 남은 구간이 안동 이남의 도담-영천 선로 개량사업(2024년 개통)입니다. 위 사진의 화본역과 탑리역은 각각 옛날 역사를 재현한 모습과 성 모양의 역사 등 특이한 역사 모습으로 관광지화를 꾀한 것이 보이는데, 올해까지는 중앙선 무궁화 열차가 정차하지만 내년부터는 폐역으로 순수 관광 목적으로만 남게 될 예정입니다. 나무위키 중앙선 문서의 도담-영천 구간 단락을 참고해주세요.
 

중앙선 구선로(로 추정되는 교각)
영주역 진입 이전의 용도모를 기관차
영주역 기관차 교체.

아까 설명했듯 안동 이남은 아직 복선전철화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북 구간은 전기기관차로도 운행이 가능합니다. 영주역은 영동선(영주-강릉), 경북선(영주-김천), 중앙선(청량리-영천) 3개 노선이 교차하는 거점 역입니다. 그래서 다른 노선에 바로 투입하려고 하는 건지 안동에서 전기기관차로 교체하지 않고 영주에서 교체합니다. 영주역에서는 다른 역보다 긴 정차시간(10분 이상)이 소요됩니다. 곧 도담-영천 구간 공사가 완료될 테니, 이런 기관차 교체도 2024년이 되면 볼 수 없겠네요.
 

제천역 진입 전후에는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볼 수 있다.

중앙선은 경부선에 비해 밖을 구경하는 재미가 훨씬 큽니다. 그중에서도 최대의 낭만 구간은 제천역 진입 전후에서 볼 수 있는 충주호의 풍경입니다. 다른 구간은 그냥 차분한 풍경이라면 이 구간은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원주의 신도시스러운 풍경.
영주역에서부터 무궁화호를 끌고 와준 8270 기관차.

제천 이북으로는 긴 여행시간으로 피곤하기도 하고 별로 낭만적인 풍경도 없었습니다. 책 읽으면서 좀 자다보니까 이렇게 청량리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시간으로는 별로 효율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한번쯤 타보고 싶던 구간과 객차를 경험할 수 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영천-청량리 전 구간을 타는 것은 지루하지만, 일부 구간을 타보는 건 독자 여러분께도 추천드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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