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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러시아어 공부

'소련의 종교' - 위키백과 번역일지 #2

by 누에고치 2021. 2. 6.

위키백과에서 '소련의 종교'라는 문서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위키백과 링크

KO 링크 '소련의 종교' - ko.wikipedia.org/wiki/소련의_종교

RU 링크 'Религия в СССР' - ru.wikipedia.org/wiki/Религия_в_СССР

 

번역 시작 계기: 현대 러시아와 정교회

지금도 러시아 성당에 가보면 많은 주민들이(특히 나이드신 할머님들) 성호를 그으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성당 옆을 지날 때도 성호를 긋고 지나가는 모습을 (심지어 버스에 타서도 그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러시아에서 어떻게 소련 붕괴 30년만에 성당 문화가 재건될 수 있었을까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던 맑스의 공산주의 사상을 소련은 국가 정책으로 받아들였는데 말이죠.

 

아직 번역 속도가 빠르진 않아서 1917~1942년까지의 역사까지만 옮겼지만, 이 문서를 번역하면서 조금의 실마리는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세기 초-중반 소련에서의 종교 (1917 소련 성립 ~ 1942 2차대전 발발 직전)

핵심은 어디까지나 '종교의 자유 보장'이 소련의 공식적인 시책이었고, 실제로도 제한적으로나마 보장되었다는 것입니다.

 

1. 국가 차원에서의 반종교 정책들

물론, 국가 차원에서 종교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여러가지 온건하거나 과격한 정책이 있었습니다. 온건한 반종교 정책으로는 대표적으로 신문 <무신론>지 (<베즈보즈닉Безбожник>지)의 발행, 프로파간다 매체의 사용이 있었고, 굉장히 교활한 정책으로 '혁신교회'(Обновленчество)라는 정교회 교파를 국가 차원에서 밀어주어서 교파분열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법률, 조세 정책상으로도 반종교적인 활동이 진흥되었습니다. 교계 종사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거나, 세율을 조정하거나, 법적으로 '빈민 구제 활동만 한다'처럼 활동범위에 제약을 걸어 옥죄는 등의 조치가 있었습니다.

 

가장 과격한 활동으로는 교회재산 몰수와 성당건물 폐쇄, 건축물 철거 조치가 있었습니다. 시기에 따라 초기 적백내전 시기에는 투쟁에 가까운 활동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정권을 잡은 안정기 이후에는 대놓고 감옥에 보내진 않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놓고 해당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폐쇄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당조직을 와해한 것 같습니다.

 

2. 그럼에도 줄지 않은 신자 비율

그러나 이런 국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1955년 전체 주민의 42% 가량이 정교회 신자였고, 기타 종교의 신자까지 합치면 인구의 50~60%가 자신의 종교를 가지고 있는 '비-무신론자'였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소련이 완전히 종교단체를 억압하기보다는 국가 통치에 융통성있게 활용하면서 부분적으로 활동을 허용해주었고, 특히 2차 대전에서 애국심과 민족성을 강조할 필요를 느끼면서 더욱 정교회의 역할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번역 이모저모

1. 번역시의 애로사항

저는 RU위키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LG 휴대폰 시리즈를 작성할 때처럼 자료조사를 빡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어: 다만 모르는 단어가 많은 문장은 한 문장에 5-6개 가량 단어를 찾아봐야 할 때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조사 빼고는 아는 단어가 없을 때도 많았는데, 조금 나아진 편입니다.)

 

문법: 문장이 길어지면 대체 이 단어가 어디를 수식하고 있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찬찬히 살펴서 알아낼 때도 많지만 주로 ru-en 번역기를 돌려서 알아내는 편입니다. 아무리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도 어릴 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문장구조는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또 어려운 것은 부동사랑 형동사인데, 분명 문법적으로는 다 익혀서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이게 왜 여기에 나와있는 건지 모르겠을 때도 많고, 그러다보니 번역하면서 자연스레 오역을 내거나 한국어에서 해당하는 표현을 찾기 어려워 한참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형동사는 능동, 과거에 따라 능현/피현/능과/피과 4개가 있습니다.)

 

출처: 이것은 언어적인 측면은 아니라서 실력의 문제는 아니고, 단지 노가다가 필요해서 귀찮을 뿐입니다. 물론 그대로 긁어와서 옮겨도 무방하지만 출처가 완벽할수록 글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소홀히 하면 번역자로서의 태도가 아니죠.

  RU위키 작성자가 인용 틀에 정보를 충실히 적어준 경우엔 쉽지만, 그게 아닐 경우에는 원본 페이지를 들어가서 URL, 작성자, 작성일을 긁어와야 되고 원본 페이지가 사라져버린 경우엔 동일 내용을 가진 페이지로 바꿔놓아야 합니다. 또, 앞으로 URL이 변동될 경우에 대비해 Internet Archive에 아카이브도 떠놓는 것이 권장됩니다.

  논문을 작성할 때도 출처와 인용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아무리 남의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와도 그것이 모두 인용되어있으면 '이 논문은 정작 본인 연구가 별로 안 들어가있는 짜집기 논문이군!'이라고 할 순 있지만, 완전한 무단 표절이라고 비난하기엔 어렵겠죠.

 

2. 앞으로의 번역

은 기대가 됩니다! 2차 대전부터 소련 붕괴때까지는 스탈린의 통치시기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역사상의 시기라서, 번역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랑 스터디를 짜서 매일 특정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위키백과 번역을 그 목표로 삼고 있으니 속도는 느리겠지만 3월 안에는 '소련의 종교'는 완역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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