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되게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웃고는 하는데, 최근에 이메일 기록을 보다가 뻘하게 웃긴 포인트가 있어서 공유해본다.
4월 초에 한참 조기귀국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담당팀이랑 귀국이랑 온라인수업 관련해서 이메일 주고받은 부분인데, 영어로 설명해준 마지막 문장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러시아어로 물어봤다. 이상하게 영어가 안 되는 부분에서 러시아어가 더 직관적인 경우가 있어서...
(굵은 부분이 노어)
담당자님께,
설명해주신 점은 이러이러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은 무슨 뜻으로 말씀하신 건가요? 못 알아들었습니다. ㅁㅁ을 하라는 건가요, ㅇㅇ을 하라는 건가요, 둘 다 해야 되나요?
그러자 답장이 똑같이 반만 영어로 왔다.
누에 학생에게,
해당 부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 내에 일어날 경우 해당 문제를 처리한 시간적 여유는 있습니다.
저희가 말하려고 했던 점은 이미 사감에게 전달드렸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해당 업무 처리는 제대로 해드릴 것이고, 중대한 변화가 있으면 이메일 및 왓츠앱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놀랍게도 러시아어로 받으니까 이해가 딱 됐다. 원래 언어능력이 200%였다고 치면 한국어 능력을 70% 잃고 영어능력을 70% 잃은 대신 러시아어 능력을 30% 얻어서 도합 90%가 된 것 같은 왠지 손해같은 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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