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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 노보시비르스크/러시아 유학일기

[러시아 유학일기] #06 / 보험 없는 병원방문, 방배정, 건강검진

by 누에고치 2020. 2. 12.

2020. 01. 15 (수)

 

병원 진찰과 보험

다른 나라에서 병원을 가보기는 처음이다. 비행기 탄 뒤로 발생한 이관개방증이 가만 두면 나을 줄 알았는데 1주일이 넘도록 낫지 않아서,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어제, 가깝고 후기도 괜찮은 곳으로 찾아갔는데, 의사가 퇴근했다고 한다. 근데 여행자보험 유효기간은, 무려, 어제까지였다. 2만원이나 하는 여행자보험을 들어놓고 하루 차이로 보험을 못 받는 눈물겨운 상황.

 

아무튼 비용은 더욱 나갈 거라고 각오하고, 아침에 병원을 갔다. 결과적으로 약값까지 포함하면 총 5만원 가량의 지출이 있었다. 진료비만 3만원에, 약도 3가지를 처방해주는데 2만원 가까이 했으니까... 게다가 지도 앱에 뜨는 약국이 없어서 장장 세 군데를 의미없이 돌아다녔다. 꽤 추운 하루였는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약국은 쇼핑센터(ТЦ)에 있으니, 앞으론 헛걸음할 일이 없겠다. (더욱이 앞으론 보험을 적용받아서 병원을 가야겠다.)

 

나중에 알아보니 사립병원이라, 이 동네에서도 비싼 곳이긴 했다. 또 러시아는 보험 없이는 국립병원을 갈 수 없고, 사립병원도 비싸게 주고 가야 한다. 국립병원과 사립병원엔 각각 ОМС와 ДМС라는 정책이 적용되기 때문인데, 아직 나도 이게 정확히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나중에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사진 1] 사립병원 메드산차스찌-168 (медсанчасть-168). 가장 가까운 병원중 하나다.

 

[사진 2] 처방해준 약들 - 아나우린, 아프린, 쩨뜨린. 죄다 수입약품이다.

 

건강검진과 마침내 임시방 탈출

병원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되서 또 병원을 갔다. 서류상 기숙사 입사에 건강검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숙사 1층에 모인 우리 신규입소생들은 안내자를 따라 먼 길을 걸어 폐 사진을 찍고, 혈압을 재고, 여러 건물을 왕복한 끝에 서류처리가 완료되어 드디어 임시4인실에서 벗어나 2인실로 배정받았다. 침대랑 책상이 없었고 이불이랑 베개도 없어서, 제공해달라고 부탁하느라, 그리고 짐을 옮기느라 4번을 왕복했다. 으악!

 

사실 2주일도 안 되서 배정되는 것은 굉장히 이른 편이다. 경우에 따라 한 달까지 처리가 안 되거나, 4인실에 학기 내내 있기도 한다고 들었다. 우리 중국-한국인 그룹은 뭔가 상황이 잘 맞아서 그런지, 마찰없이 건강검진을 끝낸 즉시 방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옮기고, 저녁을 먹고, 짐을 풀고, 누워있다가, 공부를 조금 하고는, 일기를 쓰고, 하루가 끝났다.

 

[사진 3] 건강검진을 받으러 눈덮힌 숲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 4] 다른 병원도 많았던 것 같은데, 꽤 먼 곳으로 왔다. ЦНМТ.

 


지금까지 써 놓은 1월 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기억에 의존해 몇 개를 추가적으로 쓸 순 있겠지만, 1월의 내용으로는 많아야 2-3개의 글이 추가될 것 같습니다. 혹시 본 블로그를 보고 국립 노보시비르스크대학교(НГУ, Новосибир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университет)에서 운영하는 랭귀지 코스(ЦМУП/CIEP), 그리고 그 기숙사의 초기 계약 및 입소 과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문의해주세요! 확인하는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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