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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롭스크4

하바롭스크 여행기: #4 비 내리는 하바롭스크 그렇게 시장을 떠나 걸어오는 동안에도, 비는 여전히 그칠 기미를 안 보였다. 우리는 계속 비를 맞으며 시내로 걸어갔다. 시장과 중앙 광장은 그렇게 멀지 않다. 도보로 11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레닌광장 바로 앞에서 더이상 비를 맞기 싫어서 잠깐 서점 크니즈니 미르Книжный Мир에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책을 읽는 것보다 오히려 서가에서 무슨 책들이 있나, 살펴보는 걸 더 좋아한다. 이때는 표지를 보고도 무슨 책인지 모르던 시절인데도, 서가를 보는 게 즐거웠다. 애석하게도, 서점을 꽤 돌아봤지만 비는 멈춰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책을 사서 비에 젖게 할 수도 없었기에, 우리는 이내 서점을 나와야만 했다. 서점에서 육교를 건너면 바로 시내 최중심부인 레닌 광장이다. 사실 어제 유심을 살.. 2021. 1. 27.
하바롭스크 여행기: #3 갈등과 깨달음 2일차 (2019/2/28 목) 11:30- 나섬 - 아점 - 산책 - (아이스크림) - 시장 - (비옴) - 걷기 - 레닌광장 - (비옴) - 토니모리 - 디나모 공원 - 몰 - 역사박물관(닫힘) - 85п - 카바촉 - 걷기 - 콤소몰 광장 - (초콜릿) - 듀엣 - 막심택시 - 21:40+ 귀국 문제 없었던 아침 어제 숙소까지 찾아오느라 고생해서 그런지 느즈막한 시간인 11시 반쯤 일어났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시간대는 나에게 '여행 가서 알람을 안 맞추면 일어나는 시간'이었다.) 친구가 구글 맵으로 조금 걸으면 러시아식 카페테리아인 스딸로바야가 있다길래 가보기로 했다. 리뷰상으로 사진도 꽤 깔끔하고 그냥 저렴하게 아침을 먹기 좋아보였다. 찾아가보니 닫은 것 같은 비주얼에 열려있는 문. 지극히 러.. 2021. 1. 18.
하바롭스크 여행기: #2 또 시작된 헤맴 또 시작된 헤맴 사실 나는 버스에서 내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분명 지도상으론 가까운 곳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아니었다. 믿어왔던 내 독도법이 고장났다. 내가 헷갈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로즈나야 병원 때문. 다로즈나야 병원과 주변부 지도 (Yandex.Maps) 다로즈나야 병원Дорожная клиническая больница ОАО РЖД은 러시아 국영철도회사 РЖД와 연관된 병원인데, 보로네시카야 대로와 키마 로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이 있던 보로네시카야 대로에서 숙소가 있던 작은 골목인 키마 로까지 가려면 병원 건물을 북이든 남이든 크게 돌아가야 하는데, 지도에 병원 내부의 길까지 너무 상세하게 적혀있던 탓에 병원을 가로질러 가는 게 가장 빠르다고 착각해버린 것이.. 2021. 1. 17.
하바롭스크 여행기: #1 헤맴의 연속 러시아: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 2인 여행 2018.06.27 - 2018.07.04 밥은 말아먹어야 제맛 항상 공항을 떠날 때 양식을 먹어본 적은 없다. 한식이나 일식을 먹었던 것 같다. 아무리 내가 음식을 잘 안 가리고, 다들 불평하던 급식도 맛있게 먹었고, 어느 나라 음식에도 잘 적응한다고 해도, 의례적으로 공항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뜨근한 국물과 함께 하는 밥 한 공기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무의식적인 선택이었다. 그나마 제일 든든하면서도 속이 편해서일까. 그래서 이 날도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비록 백화점 푸드코트보다도 비싸고 미원 맛이 듬뿍 나는 찌개지만, 그래도 뜨끈하게 잘 먹었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렇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신성한 것이다. 라멘에도, .. 202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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