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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에고치 2020. 4. 18.

마지막 개정: 2020. 3.

 

이 블로그가 문을 연 날이 언제인지는 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방문자 기록상 2013년 10월 11일로 보입니다. 이전까지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어요. 2013년 말 저는 집에 남아있는 부품을 긁어모으고, 이때까지 모았던 용돈으로 나머지 부품은 주문해서, 총 19만원을 들여 컴퓨터를 한 대 조립합니다. 이때부터 새벽을 새는 컴퓨팅 라이프가 시작되었죠.

 

이 당시의 관심사는 단연 IT, 마인크래프트, 그리고 파쿠르였습니다.

 

2013 - 2014

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를 시작한 건 베타 1.8, 2011년부터였죠. 제가 4학년이던 2009년까지만 해도 스타크래프트를 깔아서 하려고 하는 걸 어머니가 반대하셨는데, 어느순간부터 당신의 심경에 변화가 있던 건지, 아니면 충분히 자랐다고 생각했는지 컴퓨터 사용에의 자유가 허락되었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오래된 취미였던 셈입니다.

 

2015년을 지나며 마인크래프트는 그만두었지만, 지금도 마인크래프트는 파쿠르와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제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이웃이 아닌 순수방문자의 대부분은 마인크래프트 관련 글로 유입되기에, 애드센스 면에서나 방문객 면에서나, 이 블로그의 주된 동력이자 원천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IT-1. 웹 프로그래밍

IT는 여러 방면에 관심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아버지가 <html><body>로 시작하는 기초적인 태그에 색깔을 붙여 출력하는 게 너무 신기해보였어요. 그래서 책을 사고, 인터넷을 뒤져서 HTML5와 CSS3을 배웠습니다. 이때 배운 지식은 아직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식을 응용하기에 개인 웹사이트 개설은 너무 복잡하고 돈이 들었고, 가장 만만한 선택지는 티스토리였기에 초대장을 모르는 분께 신청해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멀쩡한 네이버 블로그 운영경력이 있으면 초대장 받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후로도 웹디자인이나 웹프로그래밍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관심사로 남아있습니다.

 

IT-2. 리눅스

지금은 조금 덜해졌지만, 저는 마이너한 것에 애정을 가지는 버릇이 있어요. 리눅스와 파이어폭스, 블랙베리는 당시 제 성향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상징입니다.

 

윈도우를 불법설치하는 게 맘에 안 들었을 뿐 아니라, 마이너한 리눅스 민트에 꽂혀버린 저는 윈도우 XP를 날려버리고 민트를 설치합니다. 리눅스에 대한 여러가지 초보적인 수준의 포스팅은 지금도 /IT/리눅스 카테고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적 언어 정도만 이해할 수준이었던 제게 리눅스는 너무 복잡하고 기본기가 필요했기에, (Stackoverflow 등에서 명령어를 붙여와 이것저것 해결해보기도 했지만) 기술을 제 것으로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cmd나 sh를 다루는 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2015-

찾아온 슬럼프

2015년 3월부터 글을 올리는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시기는 트위터와 "SCP 재단"으로 제가 활동반경을 옮긴 시기보다 조금 이후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슬럼프가 왔던 시기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SCP 재단 활동에도 슬럼프가 왔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 외부적인 자극과 내부적인 붕괴가 함께 일어났던 시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제게 슬럼프가 온 이유는, 지금 생각해보면 "깨달음의 곡선" 때문인 것 같네요. 실제로 이전보다 기술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눈높이는 그것보다 더 높아져버려서 상대적으로 스스로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거죠. 그 과정을 거쳐서 꾸준히 블로그를 이어나갔으면 "지속가능의 고원"에 올라서서 지금쯤 한달 커피값 정도는 댈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겨우 물값 정도를 벌고 있습니다. 딱 보셔도, 겨우 글번호가 361에 불과하잖아요?

 

방치된 블로그

따라서 2015년 중반부터 2019년 말까지 블로그는 사실상 방치되어, 꾸준히 100-200명씩 들어오는 마인크래프트 관련 유입을 제외하면 이웃교류 등이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는 SCP재단 번역가(2015-2018), 동아리 임원(2016-2017), 각종 대회/캠프 준비 및 참여(2015-2017), 대입준비 (2017.7-2017.11) 등의 활동을 했고, 대입 후에도 블로그에 관심을 그닥 쏟지 않았습니다.

 

2019.11-2020.5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2019년 10월까지가 제게는 참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비로소 임기가 끝나고 2019년 말부터 러시아 유학을 준비하면서 자유가 찾아옵니다. 비슷한 자유를 얻었던 2017년에는 책을 엄청 읽어 인문사회학적 저변을 확 넓혔는데, 이번에는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주 15시간의 수업과 블로깅, 그리고 잦은 공연감상으로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반쪽짜리 교환학생이 되어 슬펐죠.

 

노보시비르스크 유학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주제로 꾸준히 올렸던 짧고 긴 글들은 노보시비르스크 카테고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2020.6-

귀국을 해서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코로나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정상적인 학기였다면 모든 활동이 계획대로 이뤄졌겠지만, 많은 것이 취소됐으니까요. 또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돌아온 휴식기라는 명목으로 한 학기를 보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스스로 보내는 반휴학이랄까...

 

이 기간의 성과로는 블로그를 아예 놓친 않은 것, 비올라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것, 늦게나마 대학원 관련해서 알아보기 시작한 것 등이 있겠습니다. 집에서 거의 나가지 않아서 활동적인 학기와는 아주 거리가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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