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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여행기

하바롭스크 여행기: #8 조지아 음식! 삼사! 하바롭스크 마지막 날.

by 누에고치 2021. 7. 25.

일러두기

4일차의 경우 지출 기록을 노트에 적었는데, 하필 그걸 잃어버리는 바람에 아무 기록도 남지 않았습니다. 노트에는 그때그때 느낀 점이나 마음에 드는 러시아어 표현, 광고문구 같은 걸 적어놨는데 다 잃어버려서 참 아쉽습니다.

기록이 없는대로 최대한 기억에 의존해 적어보겠습니다.

4일차: 2018. 6. 30(토)

파티가 있었음에도 기상시간이 엄청나게 늦어지진 않았습니다. 첫 사진이 12:02인걸 보면 대략 11시 조금 넘어서 일어난 것 같네요.

 

숙소 앞

숙소 앞은 포장이 잘 되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시골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정겨웠습니다. 하바롭스크는 파리가 굉장히 많은데, 특히 외곽 지역은 더욱 많았던 것 같네요.

조지아 식당 ‘사찌비’ (Сациви)

일단 아점을 먼저 먹기로 했습니다. 사찌비라는 조지아 식당이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여행 가기 직전에 역사반에서 음식 관련 조사를 했는데, 이때 나왔던 음식들 중에 조지아 음식들이 맛있어보여서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조지아 식당 사찌비

첫번째 사진은 빠질 수 없는 병 홍차입니다. 꿀과 레몬, 그리고 설탕을 같이 주더라고요. 그런데 꿀+홍차는 개인적으로 맞는 조합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4번째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요? ㅋㅋㅋ 레몬은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이후에도 러시아 가면 가끔 홍차에 넣어먹었을 정도로 말이죠. 설탕은... 말할 필요가 없죠. 설탕은 단당입니다.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입니다!!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친구가 시킨 굴라시 같은 음식과(닭고기 스튜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주문한 조지아식 피자 '하차푸리'(Хачапури) 사진입니다. 치즈를 빵 사이에 넣어서 구운 것인데, 살짝 짭짤한 것이 특징입니다. 저렇게 생긴 일반적인 모양의 하차푸리는 '이메루리 하차푸리'(이메레티 지방식)라고 하는 것 같아요.

팁에 관하여

4번째 사진은 팁을 찍으려고 둔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팁 문화는 미국처럼 발달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웨이터가 와서 주문과 계산을 해주는 곳에서는 남겨두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광객 비율이 많은 곳은 아예 영수증에 몇 퍼센트가 권장된다고 써있기도 하고요! 보통 총액의 5-10%를 놓으면 되는 것 같고, 저는 주로 최소액권인 50루블이나 차소액권 100루블을 두고 왔습니다.

산책과 주립 박물관

 

시내 중심부를 다시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강변에 인접한 시내 최중심부를 다시 걸었습니다. 순서대로 우스펜스키 성당 앞뜰, 역사박물관 건너편 동상, 전쟁박물관, 그리고 강변 전망대입니다.

주립 박물관

그렇게 걷다가 주립 박물관(Краевой музей)을 잠깐 들어가봤습니다. 전시품목들은 하바롭스크 역사 박물관과도 약간 비슷합니다. 다만 역사박물관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전반부에 동물과 식물이 나오는 생태관이 있고, 또 역사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생활용품이나 사진들까지 전시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사진이 꽤 많아 역사 박물관은 별도의 글[링크]로 뺐으니, 궁금하시다면 들어가보세요!

기차 타기 전, 마지막 시장과 삼사

산책을 대충 마치고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기차를 탈 시간이 다가와서, 역 근처에 있는 중앙시장에 마지막으로 들르고 기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버스 내외부

러시아에서는 천연가스버스가 아니라 쌩 디젤 버스가 굴러다니고, 유로 6가 적용되는 한국보다 환경규제도 훨씬 느슨합니다. 소도시일수록 더 심하구요. 당연히 버스의 냄새와 매연, 외부 상태는 훨씬 엉망입니다. 2일차에서도 언급했듯 CNG로 전환되기 전의 한국 버스나, 도입 초창기의 한국 가스버스도 중고로 매입해서 굴리는 것 같습니다. 서쪽보다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톡에서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처음 가본 러시아에서 참 반가운 버스들이었습니다.

버스 내부는 러시아 특징인 '별거 아닌데도 그럴듯하게 써놓은 공고문'이 제일 특징적입니다. 읽어보면 캐리지 지참 시 추가요금 징수, 이용객의 준수사항 같은 건데 말이죠. 한국에서라면 전체 조항을 일일히 인쇄해서 붙여놓을 생각을 아무도 안 할텐데, 러시아에서는 왠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입니다.

시장 가격표

지출기록이 다 사라지는 바람에 시장에서 뭘 샀는지는 까먹었는데, 아마 홍차나 녹차 100개입 박스를 샀을 거에요. 한국에서는 똑같은 차를 몇 배나 더 주고 사야 해서, 러시아에 갈 때마다 캐리어 가득 티백이나 잎차를 가져오는 편입니다.

러시아식 삼각만두 삼사(самса)

저녁을 또 먹기엔 애매한데 안 먹기엔 배고플 것 같을 때는 삼사(самса)만한 게 없습니다. 삼사가 생긴 것도 삼각형인 게 딱 우리나라의 삼각김밥 포지션입니다. 케밥인 샤우르마도 있긴 한데 너무 든든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으니까요. 삼사에는 보통 만두처럼 닭고기나 소고기, 그리고 갖은 채소가 들어갑니다. 가격도 아무리 비싸봤자 75-80루블로, 정말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삼사를 먹고는 바로 역으로 향했습니다. 기차를 타는 이야기는 9편으로 분할하겠습니다.

 

2018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톡 여행기 전체 목록

  1. 2020.04.04 - 하바롭스크 여행기: #1 헤맴의 연속
  2. 2021.01.17 - 하바롭스크 여행기: #2 또 시작된 헤맴
  3. 2021.01.18 - 하바롭스크 여행기: #3 갈등과 깨달음
  4. 2021.01.27 - 하바롭스크 여행기: #4 비 내리는 하바롭스크
  5. 2021.07.19 - 하바롭스크 여행기: #5 이틀차 저녁식사, 중심부 산책
  6. 2021.07.21 - 하바롭스크 여행기: #6 역사박물관과 프라오브라젠스키 성당
  7. 2021.07.23 - 하바롭스크 여행기: #7 홀로 산책하기 좋은 도시... 그리고 새벽의 파티.
  8. 2021.07.25 - 하바롭스크 여행기: #8 조지아 음식! 삼사! 하바롭스크 마지막 날.
  9. 2021.07.27 - 하바롭스크 여행기 #9: 친구와 단둘이 러시아 횡단열차 타기 (하바롭스크 - 블라디보스토크)
  10. 2021.08.01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0: 구경, 구경, 구경
  11. 2021.08.05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1: 장대비 속의 도보여행
  12. 2021.08.05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2: 시장 구경, 국립박물관, 밤 산책
  13. 2021.08.07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3: 연재 후기 (feat. 마지막 날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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