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1 노보시비르스크/러시아 유학일기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학교 НГУ 기숙사 시설 후기 (1)

by 누에고치 2020. 5. 1.


노보시비르스크국립대학교 기숙사 시설에 관하여 미리쓰는 후기 (2020.1 - 2020.6)

 

2편 보기

nuee.tistory.com/437



가격: 가성비 갑
일단 월 1300루블로 21,000원(환율 16원 기준)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 전반적인 시설은 괜찮지만 가끔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 가격이라는 것을 생각하고는 수긍하고는 한다. 네? 월 2만원이요? 일 5천원짜리 에어비앤비하고 차이가 없는데요? 가격적인 이득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조금 아쉬운 2인실
일단 랭귀지코스 학생에겐 2인실이 제공된다는 게 조금 마이너스다. 다만 이는 2020년 기준으로,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듯하다. 예전에는 1인실 옵션도 있었는데 학생이 많아지면서 기본 2인실로 바뀐 것으로 들었다. 물론 랭귀지 코스를 다니면서 혼자 쓰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미뤄보건대, 사감 선생님하고 잘 합의하면 1인실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2인실을 배정받는 게 원칙이므로 '내 잠재적 룸메이트를 다른 방으로 떠넘기는' 식일 것이고, 말을 아주 잘 하거나 사감을 아주 귀찮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의 형태
외국학생은 보통 1a동에 배정되며 방은 두가지 형태가 있다. 투룸형태는 4인실로 침실 2개와 작은 공용공간, 그리고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형태이다. 원룸형태는 화장실 한 칸만 딸린 12제곱미터 정도의 방이다. 원룸이 조금 더 낫긴 하지만, 그래도 4평짜리 방에 둘이 들어간다는 건 스트레스. 아무리 룸메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혼자 있는 것이랑은 당연히 삶의 질이 다르다. 나는 다행히도, 룸메가 아스트라한에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서 거기 눌러앉아버린 덕에 1인실의 호사를 만끽하는 중. (다만 조금 게을러지긴 했다)

기본제공 가구
방에 제공되는 가구로는 책상, 책상밑서랍, 벽걸이책장, 침대, 그리고 2인 옷을 수용할만한 옷장이 있다. 침대 매트리스는 복불복인데 딱딱한 새 매트리스가 배정되서 좋았다. 가끔 벽외투걸이나 화장실 거울은 없는 방도 있다고 들었다. 샤워부스는 룸메가 '영락없는 군대식'이라고 평가한 4면 PVC패널이지만 기능상 문제는 없고, 벽에 이케아 뽁뽁이바구니를 붙일 수 있어 요긴하게 쓰고 있다.

방음 및 소음차단
방음은 잘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옆방 사람들이 조용히 사는 것이었다. 목청 좋은 옆방 사람들이 통화라도 하면 다 들림. 물론 왼쪽방은 키르기스어여서 알아들을 순 없고, 오른쪽방은 한국어라서 단어가 하나씩 들린다. 문장 전체를 알아듣기는 힘든 정도. 가끔 옆방에서 비디오를 크게 틀 때도 있고 윗집의 발소리나 아래 어딘가에서 아랍어로 떠드는 소리도 들릴 정도의 '훌-륭한' 방음을 선사하나, 나에겐 집중할때 쓸 귀마개 100개입이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둘이 살 때는 룸메한테 거슬리지 않아야 하니까 자연스레 컨트롤이 됐는데, 혼자 남게 된 이젠 옆방에 거슬릴까봐 걱정된다. 가끔 한낮엔 방에서 비올라 연주도 하는데, 그마저도 눈치보여 보통 음악실 602호에 간다. 또 유튜브나 영화를 볼 때도 스피커로 원하는 음량까지 올리면 시끄러울까봐 나한테만 겨우 들리게 틀거나, 헤드폰으로 듣고는 한다. 문제는 헤드폰 줄이 고장나서 영락없이 이어폰만 쓰게 생겼다는 점...

조리시설: 공용부엌
부엌은 한 라인 사람들이 같이 쓰게 되는데, 부엌에서 요리를 안 해먹는 사람들도 꽤 있으므로 실제로 자주 마주치는 인원은 그렇게 많지 않다. 레인지는 전기로 쇠판을 달구는 소련식 인두-션(?) 방식이라 안전하겠지만 화력은 약하다. 3분 정도 예열하고 1cm정도로 썰어둔 고기를 굽고 3분마다 뒤집으면 9분완성이 되는 정도. 실제로는 딱 3분을 지키지도 않고 전후 준비과정이 있기 때문에 요리에 20분 이상은 쓰고 있다.

부엌 위생도 나쁘지 않다. 바퀴벌레가 가끔 부엌에 출몰하긴 하지만 월 0-2회 정도. 매일 청소부들이 바닥이랑 레인지랑 신경써주시고, 냉장고도 깔끔한 사생들이 자체적으로 닦는 것 같고 나도 국물 같은게 흘렀을 경우엔 당연히 닦아주고 있어 그다지 위생이 더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오븐은 특성상 꽤 더러우니 사용 전 닦아쓰고, 자신만의 플레이트를 꼭 올릴 것.

수도시설과 수질
수도는 러시아 특성상 음용이 애매하게 어려운 정도. 수돗물을 그대로 끓여서 마신 임시방에서도 큰 탈이 없긴 했다. 다만 물 냄새가 있고 특히 샤워할 때 느껴지는데, 유독 흙 냄새나 비린내가 심한 날이 꽤 자주 있다. 따라서 빨래나 걸레도 비누/세제를 제대로 신경써서 묻히지 않으면 물냄새가 그대로 나서 비릿하다. 심지어 한 달에 한두번은 갈색 물이 나올 때도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온몸이 허약하지만 피부랑 장은 무탈한 편인 나로서는 불편하지 않았으나 시판되는 샤워필터를 챙겨오면 조금 좋았을 듯.

식수가 걱정된다면 Святой источник이나 Дио에서 19리터 생수 두통을 450루블에 배달해주니 정기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전화해서 배달시키면 된다. 굳이 마트에서 사들고 오는 거랑 가격적으로 큰 차이도 없다.

 

2편 보기

nuee.tistory.com/43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