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학일기] #04 / 개학 전야, 인터넷, 간이매점

2020. 01. 12 (일) - 개강 전날

(매일 쓰려고 시작했지만 토요일 하루를 건너뛰었다.)

 

시간표

이제 개학이다. 시간표를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되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9시로 찍혀있으니 7시 반에 일어나는 걸로 계획을 잡아보았다.

지금 시점에서 덧붙이자면, 노보시비르스크대학교의 랭귀지코스인 НГУ ЦМУП(CIEP)에서 주 20시간 코스를 신청하면 하루에 3.5시간씩의 수업이 5회 배정된다. 중간에 30분 쉬는시간이 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3시간씩, 즉 15학점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난이도는 높지만 대화 위주라 체력적으론 그렇게 힘들지 않고(오히려 과제가 버겁다.), 한국에서처럼 중간공강이 생기지 않아, 오전시간이나 오후시간을 공부나 각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과 게임

무료한 생활 끝에 다들 어제부터 노트북을 꺼내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거나 하고 있다. А는 좀비게임이랑 스카이림 같은걸 (중국판으로 불법다운로드해서) 플레이하고, 나는 오버워치를 밤새 다운로드받아 오늘 아침 해보았다. 와이파이는 eduroam이 잡혀서 잘 쓰고 있다. 오버워치에선 핑이 100-200은 나오고 갑자기 또 튀어서 끊겼다 해서, 경쟁전은 와이파이론 무리. 기숙사에는 eduroam/guest가 우연히 잡히는 거라서, 폰이나 아이패드로 인터넷 서핑을 할 때, 특히 낮 시간에 가끔 끊긴다. 방을 배정받아 인터넷을 연결하면 괜찮겠지. 인터넷을 연결하면 물론 와이파이를 잡아쓰거나 LTE를 테더링하는 것보다는 빠르다. 기숙사 인터넷 담당부서인 NSUnet에서 가장 높은 요금제로 최대속도 650Мbit를 보장해주는데, 사람들이 많이 쓰는 낮시간엔 가끔 피크가 걸려 느려지기도 한다.

[사진 1] 중국어로 번역된 다잉 라이트

 

신변잡기들

오늘 러시아친구 Б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충격적이게도, 지금 날씨가 별로 추운 편이 아니라고 한다. -10도 범위는 따듯한 편이고, 대체로 -20일 때도 많고 -30까지도 내려간다고... 이후 -30도의 날씨에 실제로 외출해봤는데... 이후 글을 따로 쓸 것이다.

 

뜬금없지만 옛날, 6년 전에, 그로우토피아라는 게임을 할 때 만났던 싱가폴 친구가 갑자기 메일을 보내왔다. 어떻게 사는지 갑자기 궁금해서 메일 썼고 스팀이랑 디스코드 친추하고 싶다고... 안타깝게도 디스코드는 안 해서, 스팀 아이디를 알려주었다. 이렇게 또 보게 되니 신기하다. 한때 엄청 많이 인터넷에서 놀았었고, 온오프라인을 통틀어도 사실상 두번째로 제일 친한 친구였으니까.

 

VK(브콘탁테) 가입 실패

얼마전 VK를 가입하려고 보니, 내 전화번호가 막혀있다고 한다. 그래서 문의하니 VK에서 답장이 왔는데 모바일사업자랑 체결한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한다. 한국에서 심만 산거라서 다른 방법은 없는거냐고 다시 답장했다. 이게 답장에 만 하루씩 걸리니까 언제 해결될지 모르겠다. 러시아에서는 꽤 많은 곳의 고객센터가 죄다 이런 식이다.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르겠다. Orchestra NSU 페이지가 있긴 한데 vk를 못 들어가니까 컨택을 해볼 수도 없고, 답답하다.

 

식사 해결하기

음식은 간이식당 부펫буфет에서 두 끼를 채웠다. 두 끼를 감자퓨레로 먹었더니 속은 편한데 배가 너무 고프다. 고기가 나름 들어있었는데도. 그리고 저녁식사엔 만두, 뼬몌니пельмени까지 같이 먹었는데도 그렇다. 얼른 자서 배고픔을 잊어야겠다... 부펫에선 다른 부대식품들도 판다. 점심땐 혼자 먹으러 가서 껌이랑 물을 사왔고, 저녁땐 В와 같이 먹으러 가서 내일 아침 먹으려고 컵라면을 사왔다. 도시락... 러시아에서 성공해줘서 고맙다... 저녁때 В는 초코파이랑 도시락 2개를 사왔고, 나한테도 하나를 줬는데 정말 한국과 똑같은 맛이다. 갓코파이...

:: [사진 2], [사진 3]

 

[사진 2] 러시아 가판대에서 흔히 보이는 오르빗 껌. 더 싼 껌도 있지만, 맛이 제일 괜찮다.

[사진 3] 한국과 맛이 똑같은 '그 파이'